김연신 < 한국선박운용 사장 enlinje@dreamwiz.com > 광화문 근처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우연히 앞에 앉은 두 청년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자연히 듣게 된 것이므로 요즈음 지상에 보도되는 특수한 장비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 한 청년이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돈 벌기는 어렵지 않다.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살펴보고,그 불편해 하는 점을 해소해 줄 방법을 생각해 낸 후 실천에 옮기면 저절로 돈이 따라 오게 되어있다." 이 말을 한 청년은 눈이 초롱초롱하고 얼굴에 광채가 흘렀다. 다른 청년이 말했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네 눈에는 사람들이 불편해 한다고 보이지만,정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너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낼 방법이 없으므로 그런 생각은 위험하다. 무모하게 사업을 벌였다가 가산을 탕진하는 사람들이 다 너같은 사람들이다." 이 말을 한 청년은 머리카락이 좀 헝클어져 있고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먼저 말을 꺼낸 청년이 다시 말했다. "바로 그 점이다. 내가 본 것,즉 사람들이 불편해 한다는 점에 대한 발견이 보편적인 것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사업의 성패가 결정된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으면 보편성을 찾아내기도 싶다. 그래서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경영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심 깊은 청년이 되받았다. "자네의 말은 어디 교과서의 한 구절에서 방금 튀어 나온 것같다. 그러나 현실을 보아라. 지금 이 시대의 돈 많이 번 사람들 중에서 누가 자네의 말같이 남의 불편을 덜어주면서 돈을 벌었는가? 대부분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돈을 번 후,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유지하고 있지 않은가?" 초롱초롱한 청년이 조금 흥분하면서 얼른 말을 받았다. "과거에 그러한 사실이 있다고 해서 미래에도 그 사실이 지속되어야 한다면 어찌 사회가 발전하겠는가? 우리 사회가 아직 발전하지 못 했을 때는 돈 버는 방법도 발전하지 못해 여러 가지 정당하지 못한 방법이 사용되었다는 점은 나도 인정한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제 분야에서도 누군가가 정당한 방법으로,자본주의의 이타적 본질에 합당하게 돈을 벌려고 노력하고 사회도 그것을 지원하고 보장해야 하지 않겠는가?" 지하철이 목적지에 도달해 필자가 내렸으므로 그 뒤의 대화는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