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공동 제작한 애니메이션 '왕후심청'(감독 넬슨 신)이 오는 12일과 15일 남북한에서 개봉된다.


고전 '심청전'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이 작품은 기획과 후반 작업은 서울에서,동화과정은 북한의 조선 4.26 아동영화 촬영소(SEK)에서 각각 이뤄졌다.


미국 워너브러더스 등에서 활동해 온 넬슨 신 감독이 남북을 오가며 7년간에 걸쳐 완성했다.


이야기는 정치 권력다툼에 휘말려 아내를 잃고 눈도 멀어버린 심학구가 외동딸 청이와 함께 살다가 청이의 효심으로 눈을 뜨게 되는 내용.사회주의 국가 특유의 사실적인 애니메이션 기법과 할리우드의 만화적 상상력을 조합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미간이 넓은 동양적인 캐릭터와 아름다운 색감이 특징이다.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매끄럽고 극적 구성도 짜임새가 있다.


주요 인물 외에 강아지와 거북이 거위 등 동물캐릭터들은 유머러스하게 묘사된다.


또 원작을 다소 수정해 바다괴물을 등장시키거나 심청을 학식이 높은 여자로 그려냈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효사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만 현대적인 정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특히 심청의 순응주의적인 세계관은 독립심 강한 현대여성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북한 출신인 신 감독은 외국 필름마켓에서 북한 관계자를 만난 뒤 프로젝트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그는 "함께 작업을 해보니 북한의 애니메이션 연출력과 표현력은 예상외로 뛰어났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차기작으로 남북 공동제작물 방송시리즈 '고구려 사람들'을 준비 중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