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송이 < SK텔레콤 CI 본부장 songyeeyoon@nate.com > 지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원시림인 아마존은 그 규모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도 매우 인상적이다.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라 불리면서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뱉는 동시에 수많은 동식물의 보금자리 역할을 한다. 아마존 밀림의 파괴는 지구에 살고 있는 수 많은 생명에 영향을 미친다. 직접적으로는 서식지의 파괴와 먹이사슬의 붕괴로 동식물의 연쇄적 죽음 또는 멸종을 유발한다. 간접적으로는 식물의 잔재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그동안 흡수한 이산화탄소가 다량 배출돼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을 유발하기도 한다. 즉 아마존 밀림은 단순히 개발되지 않은 처녀림이 아니라 지구 전체의 균형 유지라는 기작에 중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균형 유지 장치다. 해충도 밀림이 하는 역할과 다를 게 없다. 무조건 박멸해야 하는 불필요한 자연의 요소가 아니라 천적과 먹고 먹히는 관계를 통해 다양한 먹이사슬의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렇듯 지구상에 존재하는 것은 어느 하나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으며 유기적 시스템 하에서 균형을 이루며 공존하고 있다. 지구는 이런 측면에서 스스로 균형을 맞춰가는 거대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인간의 무차별한 성장 위주 개발과 자원ㆍ에너지의 과잉 소비는 수십억년의 지구 역사를 통해 이루어온 균형을 급속히 깨뜨리고 있다. 지구의 균형을 위협하는 무차별적인 기술의 개발과 사용은 인류에게 있어 애초 생존을 위한 방편이었지만 이제는 공존공생을 위협하는 행위가 됐다. 최근 몇 년 사이 화두가 된 환경에 대한 문제 의식은 공존공생이란 측면에서 자연의 불균형 현상에 대한 위기의식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공존공생을 위해 기술 발전 방향은 더 이상 맹목적 성장 지향이어서는 안 된다. 기술 발전이 조화와 균형 속에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기술 개발의 속도가 아니라 개발된 기술이 어떻게 사용되느냐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멸종 위기의 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첨단 추적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나 밀림의 잿빛 앵무새의 서식지 보호를 위해 RFID 기술을 활용하는 것들은 최첨단 기술이 균형과 조화를 위해 사용되는 예시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은 문명의 절정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공존공생과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은 듯하다. 이는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우리 자신의 생존 문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