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일 중독자'로 유명하다. 주위에서 '일과 결혼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다. 이러다보니 그가 구축한 인맥도 공무원과 학자들 위주로 구축돼 있다. 물론 정치인과 재계 인사들도 만나지만 대체로 업무 해결을 위한 '공무차원'을 넘지 않는다는 게 측근들의 얘기다. 한 부총리는 모나지 않은 성격에 남에 대한 배려도 깊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자기 일을 태만히 하거나 학구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 사람은 결코 가까이 하지 않는다는 게 공직사회에 널리 알려진 얘기다. 그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관계와 학계에 널리 포진된 경기고 63회 동기와 서울대 67학번을 중심으로한 친구들이다. 한 부총리의 경기고 동기로 관계에는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정우성 외교보좌관,한태규 외교안보연구원장,이재길 외교통상교섭본부 도하개발아젠다(DDA)협상대사 등이 있다. 특히 한 부총리와 함께 청와대에 몸담고 있는 정문수·정우성 보좌관을 일컬어 벌써부터 막강 'K1(경기고)트리오'가 떴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중 한 부총리와 이재길 대사는 서울대 상대,정문수 보좌관과 한태규 원장은 법대,정우성 보좌관은 외교학과를 나왔다. 한 부총리는 정문수 보좌관과 서울대 재학 중 나란히 행정고시(8회)에 합격했을 뿐만 아니라 사무관 시절 경제기획원에서도 같이 근무했다. 눈빛만 봐도 의중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서로를 잘 알고 있다. 한 부총리는 사석에서 경기고 재학 시절을 회고하면서 "(나도 공부는 잘 했지만) 정문수 때문에 (전체)1등은 못해봤다"고 말했다. 고교 동기지만 행시합격이 늦은 이재길 대사는 상공부 산업자원부 통상교섭본부 등에서 한 부총리와 같이 근무했다. 고교 동기로 정치인이 된 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과 이철 전 의원 등과도 비교적 말을 터놓고 지내고 있다. 행시8회 동기로는 정 보좌관외에 이계식 제주도 정무부지사,강만수 디지털경제연구소 이사장,허태열 한나라당 의원,엄낙용 전 관세청장,안병우 전 국무조정실장 등이 있다. 이계식 정무부지사와는 대학시절 기숙사 생활을 같이 한 뒤 절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 부총리가 존경하는 인물로 김철수 세종대 총장(전 상공부 장관)이 거론된다. 경제기획원에서 산업자원부(옛 상공부)로 옮긴뒤 특정인에게 줄서지 않은채 묵묵히 일하는 자세를 보여온 한 부총리를 높게 평가,상공부와 청와대 주요 포스트에 앉혔다고 한다. 이규성 전 재무부장관도 한 부총리가 좋아하는 선배다. 박종근 한나라당 의원은 그가 기획원 과장시절 국장으로 모셨던 상사였다. 이에 반해 오영교 행자부 장관이나 이희범 산자부 장관 등은 한 부총리의 후배들이다. 이정우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과는 하버드대 유학 시절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다. 학계에서는 대학 1년 선배인 정운찬 서울대 총장과 대학 동기인 김인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조동성 서울대 경영대학장,현정택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등이 자주 조언을 구하는 대학 동문들이다. 한 부총리가 비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가경쟁력플랫폼'모임에 참여 중인 정창영 연세대 총장,김광두 서강대 교수,이영선 연세대 교수,이필상 고려대 교수 등과도 교분이 깊다. 또 오상봉 산업연구원(KIET) 원장과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KIEP)과도 자주 만나 정책 수립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고교 동기인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과 현재현 동양그룹회장 등이 자주 만나는 인사들이다. 서울 재동초등학교 졸업반 친구로는 강지원 변호사,강윤원 헌법재판소 심판사무국장,홍세희 대우인터내셔널 부사장,독고윤 아주대 경영대학장 등이 있다. 강 변호사와 독고 학장은 고교 및 대학 동문이기도 하다. < 한덕수 경제부총리 약력 > △1949년 전북 전주생 △경기고,서울대 경제학과,미 하버드대 경제학 석사.박사 △행시 8회 △관세청 경제기획원을 거쳐 상공부 근무 △상공부 중소기업국장.산업정책국장.전자정보공업국장.기획관리실장 △통상산업부 통상무역실장,특허청장,통상부 차관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주OECD 대표부 대사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경제수석,산업연구원장,국무조정실장 최승욱·정종호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