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아이포드)에 밀릴 순 없다. 20% 가격인하를 해서라도.' MP3플레이어의 가격 인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인 선두업체 아이리버(레인콤의 판매자회사)가 현재 시판 중인 주력제품 6종 17개 모델의 가격을 오는 29일부터 20% 이상 인하한다고 27일 발표했기 때문이다. 대상 제품은 IMP 시리즈 2종과 플래시메모리 타입 iFP-700,800,900 및 N10 시리즈 전 모델이다. N10(저장용량 5백12MB)은 34만6천원에서 27만5천원으로 20.5%,1GB인 iFP-799 가격은 39만1천원에서 29만7천원으로 25.6% 각각 인하된다. 단 5GB MP3플레이어인 H10,PMP,H300 시리즈 등 하드디스크(HDD) 타입 제품들과 올해 선보인 전자사전 D10은 가격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가격인하는 글로벌전략의 일환으로 애플 소니 등 해외 대형 브랜드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플래시메모리 등 원자재가격이 조만간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이를 제품단가에 미리 반영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거원시스템 엠피오 등 경쟁 업체들도 조만간 가격인하를 단행할 예정이라 가격인하 전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거원시스템의 함연호 홍보팀장은 "플래시메모리 제품에 대해 다음주부터 평균 15% 이상 가격인하를 실시한다"며 "그동안 아이리버 제품이 브랜드 가치 때문에 타사 동종 모델보다 다소 비쌌던 점을 감안하면 인하된 가격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 팀장은 "이미 업계에서 아이리버의 가격인하 소문이 파다했던 만큼 예상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엠피오도 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회사 관계자는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MP3플레이어의 제품 특성상 신제품이 아닌 기존 모델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인하폭이 20%를 넘어서는 데 놀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행히 우리는 수출물량이 많기 때문에 국내 판매분에 대한 가격인하가 큰 타격이 되지 않겠지만 내수판매에만 치중하는 대부분의 중소업체들은 급속하게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