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에서 폐암과 위암 치료를 받은 익명의 70대 부부가 서울대 의대에 암 조기진단 및 치료 연구기금으로 써달라며 삼성전자 주식 2만주(90여억원 상당)를 기부해 화제다. 서울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이 부부는 17일 서울대 의대를 방문해 남편은 폐암 연구기금으로,부인은 위암 연구기금으로 삼성전자 주식 1만주를 각각 기부했다. 이 부부가 서울대 의대에 거액을 내놓은 것은 '암' 때문이다. 1996년 부인이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에서 내시경검사를 받다가 초기 단계의 위암이 발견돼 바로 수술을 받았다. 현재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으며 당시 치료해준 의료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서울대 의대를 찾은 것이다. 3년 뒤 남편도 소화기내과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검사를 받았는데 폐암이 진단됐다. 폐암은 다른 암에 비해 조기진단이 어려운데 다행히 일찍 발견돼 흉부외과에서 수술을 받았다. 이 부부는 노후에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고 살 수 있는 정도의 경제력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여기고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암의 진단,치료,연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심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왕규창 서울대 의대 학장은 "소화기내과와 흉부외과에 삼성전자 주식 배당금을 전달해 암 연구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