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물에 몸을 절반쯤 담그는 반신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반신욕은 생리통 수족냉증 등 각종 부인병과 당뇨 지방간 등에 좋으며 다이어트와 피부 미용에도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관리를 위한 목욕법으로 이미 관심을 끌어왔다. 최근들어 총선을 뛰고 있는 일부 정치인들이 반신욕으로 건강을 유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신욕 인구가 늘고 있다. 또한 반신욕 관련 서적과 전용 욕조덮개 등 용품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반신욕의 효능과 올바른 목욕법 등을 알아본다. ◆물 온도는 38∼40도가 적당=반신욕은 혈액과 기 순환을 원활하게 해 건강을 회복 또는 유지시키는 목욕법이다. 반신욕을 꾸준히 하면 몸 곳곳에 숨어 병증을 유발하는 냉기가 제거되고 독소가 배출된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반신욕 방법은 간단하다. 욕조에 물을 60% 정도 받는다. 물의 온도는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마음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는 38∼40도가 좋다. 근육 피로가 심할 때는 42도가량의 뜨거운 물이 좋다. 피의 흐름을 촉진시켜 근육 속에 쌓여 있는 피로물질인 젖산을 몸 밖으로 빨리 내보낸다. 욕조에 들어가기 전 다리-허리-배 등 심장에서 먼 부위부터 따뜻한 물을 5∼6 바가지 정도 붓는다. 바로 탕 속으로 들어가면 혈관이 갑자기 수축돼 혈압 이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욕 시간은 20∼30분이 알맞아=명치 아래까지만 물에 담그고 두 팔은 물에 넣지 않는다. 욕조 위를 비닐이나 반신욕 전용 욕조덮개로 덮어주면 물이 잘 식지 않는다. 물이 식으면 더운 물을 추가한다. 10∼20분 정도 있으면 몸 속부터 따뜻해지면서 얼굴 가슴 팔에서 땀이 나기 시작한다. 소변을 통해 빠져나가지 못한 노폐물과 탄산가스 등 독소들이 땀으로 배출된다. 운동이나 사우나로 흘리는 땀은 몸에 좋은 무기질도 포함돼 있지만 반신욕으로 흘리는 땀은 거의 노폐물이다. 땀이 나기 시작할 때 머리에 찬 수건을 올려놓으면 현기증 예방에 좋으며 신체의 기를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신욕 시간은 20∼30분이 적당하다. 너무 오래하면 심장에 무리가 생기므로 조심해야 한다. 반신욕을 하는 동안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반신욕후에는 두꺼운 면 양말을 신거나 수건을 덮어 발을 보온하는 게 좋다. 상체는 가볍게 입고 하체는 바지를 입어 따뜻하게 해준다. ◆다이어트 효과 우수=다이어트가 목적인 사람은 반신욕 시간을 5∼10분 정도 늘리는 게 좋다. 처음 1주일 동안은 매일 반신욕을 하고 그 다음부터는 1주일에 2∼3회가 적당하다. 죽염이나 천연소금을 활용하면 효과가 커진다. 소금은 붓기를 방지하고 삼투압 효과로 피부의 노폐물을 제거해 탄탄한 몸매로 가꾸어 준다. 소금이나 죽염을 서너 숟가락 넣어 잘 녹인 뒤 욕조에 들어간다. 스펀지로 살찐 곳을 중심으로 부드럽게 마사지 한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1주일에 2∼3㎏ 정도 감량할 수 있다. 배 옆구리 얼굴 다리의 살이 잘 빠진다. 반신욕으로 빠진 살은 다시 찌지 않는다.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거나 강한 체취로 고민하는 사람은 녹차 목욕이 좋다. 녹차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피부에 스며들어 냄새를 없애준다. 녹차 잎을 망에 넣고 우려내거나, 마시고 남은 티백을 5∼6개 모아 욕조에 넣고 5분 정도 지난 후 반신욕을 한다. ◆저혈압 환자의 혈압을 높여준다=고혈압 환자에게 반신욕이 도움이 되는지는 다소 논란이 있다. 자생한방병원 이성환 진료부장은 "동맥경화 증상이 있는 고혈압 환자가 반신욕을 하면 혈압 내 압력이 커져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반신욕을 하면 혈관이 열리면서 혈행이 좋아져 혈압이 자연스럽게 내려가므로 반신욕 시간을 20분 이내로 할 경우 문제가 없다는 한의사들도 있다. 저혈압 환자에게는 반신욕만큼 좋은 게 없다. 서서히 체온을 올려 혈행을 좋게 하면서 혈압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 물의 온도는 41∼42도가 적당하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