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추미애 단독 선대위원장 카드'가 물건너갔다. 민주당 지도부가 24일 밤 심야 상임중앙위에서 추미애 의원이 요구한 조순형 대표의 퇴진을 수용할 수 없다며 추미애 카드를 포기한 것이다. 민주당은 추 의원을 배제한 채 26일 선대위를 출범시킬 방침이나 소장파가 강력히 반발해 공천권을 반납하거나 집단 탈당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총선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민주당이 제2분당사태를 맞을 가능성도 없지않다. 당 지도부는 이날 조순형 대표를 제외한 지도부 총사퇴와 선대위 구성을 위한 전권 부여 등 절충카드를 추 의원에 제시했으나 추 의원이 조 대표 사퇴와 새로운 개혁공천을 거듭 요구,절충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조 대표를 제외한 당 지도부는 이날 전원 사퇴했다. 이승희 대변인은 심야 상임중앙위 회의브리핑을 통해 "추 의원이 조 대표의 사퇴와 공천변경권를 요구한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특히 조 대표 사퇴요구는 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부분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지도부는 추 의원과 끝까지 같이가려 했으나 추 의원이 거부했다"고 사실상 추 의원과의 결별을 시사했다. 추 의원의 이날 밤 홈페이지에 띄운 글을 통해 "이제 민주당 안팎의 평화 개혁세력이 대동단결할때"라며 "내가 앞장서겠다"고 말해 탈당 및 신당창당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추 의원이 선대위 불참을 통보함에 따라 민주당은 일단 조 대표 단독 선대위원장 체제로 가기로 하고 필요시 공동선대위원장을 두도록 했다. 선대본부장은 김성재 선거기획단장이 맡기로 했다. 그러나 소장파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고 특히 일부 의원은 탈당해 개혁민주당(가칭)을 창당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한천 전갑길 의원은 "(지도부가)그렇게 하는 것은 다 죽자는 것"이라며 "공천반납이나 불출마를 검토하겠다"고 말했고 박병윤 의원은 "이 시점에서 탈당은 비겁한 만큼 공천권을 반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25일 모임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10명의 수도권및 호남 원외 출마후보들도 공천권 반납에 동조하는 분위기여서 민주당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재창 최명진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