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를 둘러싼 국내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의 '수익률 게임'은 기관의 완패로 끝났다. 기관투자가들의 단견(短見)투자가 주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월말까지 외국인은 SK㈜ 주식을 1천2백90만주(4천7백27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44%에서 54%로 높아졌다. 반면 이 기간동안 국내 기관들은 9백14만주(3천억원)를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이처럼 엇갈린 매매를 하는 동안 SK㈜ 주가는 연초 2만6천원에서 최근 4만6천5백원으로 올랐다. 2개월간 8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들어 지난 2월말까지 외국인이 새로 매입한 SK㈜의 평균 취득가는 주당 3만6천4백원이다. 외국인은 올들어 신규 매수한 부문에서만 1천3백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둔 셈이다. 지난해 말 외국인 보유지분(44%)까지 포함할 경우 평가차익은 1조3천억원에 이른다. 이에 반해 국내 기관들은 보유주식을 미리 처분하는 바람에 1천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놓쳤다. 국내 기관이 SK㈜를 매도한 것은 소버린자산운용과 SK그룹간 경영권 다툼이 주주명부 확정(작년말) 이후 종결될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주가상승의 핵심 재료인 지분경쟁이 시들해지면 주가도 약세로 기울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특히 SK그룹의 '백기사'역할을 했던 은행 증권사들은 다소간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서둘러 주식을 팔아치웠다. 국내기관이 판 SK㈜ 주식을 외국인은 사모았고 그 결과는 '기대이상'의 평가차익으로 돌아왔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사장은 "국내 기관들이 지분경쟁에 따른 일시적인 수급구조 등 단기적인 시각에 집착한 나머지 큰 기회를 놓친 셈"이라면서 "펀더멘털에 입각한 장기 투자전략이 아쉽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