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법률고문 서정우 변호사(구속)는 현대차로부터도 1백억원을 이른바 '차떼기'방식으로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서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12일 서 변호사가 대선 직전 삼성과 LG 외에 현대자동차에서도 1백억원을 현금으로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나라당이 대기업그룹으로부터 받은 불법 대선자금 규모는 5백2억원으로 늘어났다. 검찰에 따르면 서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중순께 현대차측에 추가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현대차는 내부 협의를 거쳐 현금 1백억원을 종이상자 80개에 담아 스타렉스 승용차에 실은 다음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주차장에서 서 변호사에게 차키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돈을 건넸다. 현대측은 1백억원의 출처와 관련,고 정주영 명예회장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대차측에 처음 불법자금을 요청한 인물이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를 뒷받침할 단서를 캐고 있다. 검찰은 서 변호사가 이렇게 전달된 1백억원을 모두 이재현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구속)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서 변호사가 삼성에서 받은 국민주택채권 1백12억원을 현금으로 바꾼 1백억원과 LG 1백50억원,현대차 1백억원,SK 1백억원 등 5백2억원 전부를 최돈웅 재정위원장실에 보관하고 일부는 이재현 재정국장실에 쌓아놓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5백2억원의 용처 및 김영일 의원 등 당 수뇌부에 보고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삼성측 대선자금 1백52억원 가운데 현금 40억원을 수수한 단서를 잡고 최 의원 보좌관인 원모씨를 이날 임의동행 형식으로 소환,조사 중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