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내 교포 기업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물류 유화 전자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교포기업인들이 늘어나면서 사업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홍콩증시에 상장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교포기업인들은 지난 1960년대말 보따리무역을 하면서 홍콩에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지난 1976년에는 홍콩한인상공회가 설립됐다. 한인상공회 회원은 최근 10년새 1백여개 증가,2백50개에 이른다. 홍콩내 대표적인 교포기업은 한중물류집단(코치나그룹,회장 박봉철)이다. 이 그룹은 물류회사인 코치나(사장 선은균)와 석유화학회사인 홍콩석유화학(사장 김일)을 두고 있다. 코치나는 동남아지역을 대상으로 연간 항공 2만2천?,해운 2만8천TEU 규모의 화물을 처리한다. 이 회사는 홍콩내 2천여 물류회사 가운데 30위권에 든다. 홍콩석유화학은 범용수지를 연간 14만4천t 생산해 중국의 전기·전자제품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박봉철 회장은 "오는 2006년까지 두 회사에서 연간 2억5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사는 홍콩에,공장은 중국에 두고 홍콩증시에 상장하는 교포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음향기기업체인 광성전자(대표 양재성)와 완구업체인 드림인터내셔날(대표 민철홍) 2개사는 홍콩증시에 상장돼 있다. 완구와 카메라폰 모듈을 생산하는 코웰전자(대표 곽정환)는 광둥성 둥관시에 공장을 두고 연간 2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 지지엘은 가방,청인국제는 사료첨가제와 내화벽돌원료 생산공장을 각각 중국에서 가동하고 있다. 교포기업인들의 모임인 홍콩한인상공회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교포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데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했던 지난 5월 김치 나눠주기,모금활동 등 '사스 극복운동'을 벌여 현지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인케(INKE·한민족 글로벌벤처 네트워크) 홍콩지부장을 맡고 있기도 한 박봉철 한중물류집단 회장은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한국 벤처기업들이 홍콩에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