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증시는 추가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 인텔의 실적전망치에 뒤이어 미국 고용지표에 대한 실망감으로 지난주말 뉴욕증시가 큰 폭 하락한데다 11일 "트리플위칭데이"(주가지수선물.옵션.개별주식옵션 동시만기일)를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 780대가 지지선이 되지 못하고 60일이동평균선(766선) 부근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 매물이라는 일시적인 수급악화는 펀더멘털에 따른 중장기 추세를 바꿀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가중되는 조정압력 선물과 현물 간의 가격차이를 이용한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는 5일 현재 1조7천1백억원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이중 5천억∼7천억원 가량이 오는 11일 트리플위칭데이까지 출회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이를 받아줄 외국인의 매수강도를 높여줄 모멘텀이 없다는 점. 외국인은 지난주 거래소시장에서 4천4백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삼성전자(8백60억원) 국민은행(1백50억원) 한전(6백12억원) KT(5백13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 4개 종목은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물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달 9일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나올 코멘트가 관심사이긴 하지만 증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며 "이번 주 중반까지 주가지수가 하락할 공산이 더 크다"고 말했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에는 780선대의 지지 여부를 일단 주목하되 60일 이동평균선이 있는 760선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는 보수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무경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미국 S&P500기업의 이익증가율이 2000년 이후 최대치인 22.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반도체 매출 증가 등 IT산업의 경기도 회복되고 있다"며 "매도보다는 조정 때 저가 매수 관점에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틈새장세 부각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중반까지는 프로그램 매도 영향을 피할 수 있는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이 유망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번 주는 인수합병(M&A)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김학균 연구원은 "이번 주 중 쌍용차 매각을 위한 입찰과 국민은행의 정부보유지분 매각 등이 예정돼 있다"며 "M&A 관련주들이 시장에서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코스닥시장은 이번 주 중 48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시장은 만기일 부담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 외에도 △인터넷종목들이 단기 저점을 형성했다는 공감대 확산 △'새내기 종목' 등장에 따른 신규 등록 효과 등이 기대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성수기를 맞은 게임과 영화 등의 엔터테인먼트업종,디스플레이시장 확대에 따른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종목,실적이 호전된 휴대폰 부품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