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22일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에 '한국이 엔화대비 원화의 절하를 원한다'는 제목으로 김진표 경제부총리의 인터뷰가 1면 머리기사로 나가자 서둘러 해명자료를 냈다. 국제 금융시장에 영향력이 큰 FT에 '한국은 환율조작국'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기사가 큼지막하게 게재된 데 대해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재경부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한 부분은 "한국정부는 수출기업 지원과 경기부양을 위해 원화가 절하(환율상승)되기를 바라고 있다" "원화가 절상 압력을 받는다면 (한국 정부는)시장개입을 지속할 것"이라고 김 부총리가 말했다는 대목이다. 재경부는 해명자료에서 "환투기 등에 의해 환율이 급등락하는 경우 필요최소한 범위내에서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을 예외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지난 20일 치러진 인터뷰에 배석했던 강연선 재경부 외신 대변인도 "부총리는 시장개입 지속 등의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해명'의 진위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이같은 기사가 나가게 된 빌미를 김 부총리가 제공한 것 아니냐는 점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김 부총리는 인터뷰에서 "한국은 (경기가)침체된 반면 일본은 경기회복 신호를 보이는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에서 차이가 있다"며 "환율에서도 이같은 차이가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4일 원·달러환율이 하룻새 달러당 19원이 올랐고,인터뷰가 있었던 20일에는 1천1백70원선을 넘어선 상황에서 "(한·일간)펀더멘털의 차이가 외환시장에 반영돼야 한다"고 외지(外紙)에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경제부총리의 현실감각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오보(誤報) 여부를 떠나 '환율조작국'이라는 역풍에 휘말릴 단서를 제공한 데 대해서는 반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현승윤 경제부 정책팀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