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두달여만에 7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원화강세 유가상승 미국증시 하락등 외부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종합주가지수는 7일만에 10%가량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외부악재의 영향력보다도 증시 수급공백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가 주가하락의 본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증권업계는 가뜩이나 썰렁한 여의도 경기가 더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주가는 5개월여 동안 올랐지만 경기는 더 나빠지는 것 같아요."
한국의 월가인 서울 여의도에서 술집을 경영하는 김모씨는 "이곳 경기로 보면 주가가 그동안 올랐는지 알 수 없다"면서 "포장마차로 손님을 다 빼앗기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해질 무렵 여의도 증권가는 '포장마차 촌'으로 변한다.
정성환 삼성투신 차장은 "과거에는 주가가 600 밑으로 떨어져야 포장마차가 하나둘씩 생겼는데 올해는 주가가 오르는데도 포장마차는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호황기 때 강남의 고급술집이나 인근 양주집으로 몰렸던 증권맨들은 퇴근 이후 포장마차로 발걸음을 하고 있다.
음식점도 불황을 타기는 마찬가지다.
한화증권 빌딩 지하의 국수전골 전문점인 무궁화.점심 때는 항상 만원이었던 이 음식점도 요즘 자리가 텅텅 비고 있다.
이 집 주인은 "추석 이후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소병윤 대한투자증권 이사는 "요즘 웬만한 음식점은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주가가 바닥에서 40%가량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경기가 이처럼 썰렁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개인들이 시장을 이탈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한국증시 역사상 개인들이 철저하게 시장을 외면하면서 주가가 오른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본격 상승세로 돌아서기 시작한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 '팔자'에 나섰다.
이 기간 중 개인의 순매도 금액은 5조1천억원.개인의 주식매도 자금은 고객예탁금으로 잡힌다.
그러나 5개월 동안 고객예탁금은 줄었다.
5조원이 넘는 개인이 주식 계좌에서 돈을 찾아갔다는 증거다.
내수침체 등 국내투자자들의 체감경기가 나쁜 데다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등 개인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길영 유화증권 상무는 "개인고객이 시장을 떠날수록 국내 증권사 약정고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 들어 거래소시장에서 차지하는 개인의 주식매매 비중은 67.1%로 지난 95년(66.9%)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60%대로 추락했다.
증권사 지점들이 본사에서 할당한 약정을 채우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초과약정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는 직원이 대부분"이라고 털어놨다.
지점뿐 아니다.
대형사 리서치센터장은 "이대로 가다간 애널리스트의 연봉은 20∼30%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투신사는 증권사보다 더 어렵다.
펀드에 새로 가입하겠다고 찾아온 고객은 가뭄에 콩 나듯 하며 환매 상담만 늘어나고 있다.
최근 환율 유가 등 외부변수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자 개인들이 나흘째 '사자'에 나섰다.
개인자금이 언제 증시로 돌아올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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