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우리에겐 힘이 있어야 하며,오늘날 힘은 뭐니뭐니 해도 경제의 힘"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대강당에서 중앙부처 실ㆍ국장급(1∼3급) 공무원 6백30명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서 "문화의 힘을 이야기하지만 경제가 아주 시원찮은 상황에서 문화의 힘만 우뚝 선 경우는 없으며, 어지간히 잘 살아야 문화를 말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제대로 되기 위해선 첫째 기술혁신, 둘째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개혁"이라고 덧붙였다.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 정치'에서 노 대통령은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개혁의 주체로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각 부처마다 공식ㆍ비공식 개혁팀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국가는 개조되어야 한다"며 "(공무원들이 적극 나서 개혁이) 성공하면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오고 팔자 고칠 기회가 오지만, 성공하지 못하면 타율적 개혁을 강요당하게 되고, 그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공무원 내부의 개혁주체세력을 둘러싼 논의와 관련, "바깥에서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개혁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참여정부에는 어느 정부보다 학자 출신들이 많고 자문기구들이 많다"면서 "학자들의 대안과 공무원들의 안이 따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학자들의 안을 함께 토론하고 (공무원) 여러분의 몸에 맞게 개혁할 것"이라며 "개혁은 5년, 10년만에 끝날 일이 아니며, 앞으로 30년에서 50년 계속 달려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중앙부처 공무원 6명으로부터 노사문제와 중등교육평준화 등에 대한 질문과 건의를 받고 답변했다. 노사분규와 관련, 노 대통령은 "철도노조가 정부의 대폭적 양보로 타협해 놓고 두 달이 안돼 파업하겠다 해서 알아봤으나 정부 잘못이 없었다"며 "명분있게 일하고 노조에 위약한 것처럼,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처럼 왜 몰리느냐"고 관련 공무원들을 나무랐다. 또 "왜 몰리고 가만히 있는가. 명분에서 밀리지 말고, 명분에서 밀렸고 잘못됐으면 국민에 사과하라"며 "아니면 반론하고 싸우고, 전 노조원에게 '지도부가 거짓말하고 있다. 파업 위한 파업 한다'고 편지쓰고, 국민들에게도 호소하라"고 질타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