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파생 금융상품(derivatives)이 미국 경제에 순기능을 하고 있다며 옹호하고 나서 주목된다.
그린스펀 의장은 8일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 은행가모임 연설에서 "테러 공격,증시 침체,그리고 지정학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파생상품 운용을 통해 금융시장이 활력을 유지한 덕분"이라며 "파생상품에 대한 당국의 과도한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등 일부 금융권 인사들이 최근 파생 금융상품을 금융시스템을 파괴하는 '시한폭탄'이라고 비난한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파생 금융상품의 규제수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파생 금융상품이란 금리 환율 주식 등의 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헤지(위험회피)한 상태에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각종 금융상품을 결합시킨 것이다.
◆파생상품 평가 엇갈린다=워런 버핏은 지난 3월말 자사 주주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파생 금융상품은 금융 시스템 전체에 커다란 재앙을 가져올 대량 금융무기(financial weapons)"라고 경고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곡물 등 상품에 비해 규제가 거의 없는 금융상품의 위험을 지적,강력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다이앤 파이스타인 미 상원의원은 "2001년 파산한 엔론은 캘리포니아 전력난 때 파생상품을 악용,에너지 가격을 조작했다"며 "파생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그린스펀 의장은 "미 금융기관들이 파생상품 운용을 통해 위험을 분산시킨 덕택에 2001년 당시 경기 침체의 강도를 완화시킬 수 있었다"고 정반대의 입장을 개진했다.
그는 "파생 금융상품 투자자들은 대부분 고급기법을 가진 은행과 대형 헤지펀드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리스크 해결 능력을 갖고 있어 당국이 과도하게 규제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그린스펀 의장이 공개적으로 파생 금융상품을 옹호하고 나선 것은 워런 버핏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생상품 시장,급팽창=영국 베어링스은행이 파생 금융상품에 투기적 목적으로 투자,1995년 파산하면서 파생상품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으나 그 시장은 여전히 급팽창하는 추세다.
BIS(국제결제은행)가가 이날 발표한데 따르면 파생 금융상품 시장은 지난해 27% 성장,1백42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1990년 3조달러와 비교하면 고위험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으로 팽창한 셈이다.
이중 금리스와프를 중심으로 한 금리관련 파생상품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금리관련 파생상품 거래는 한해 전보다 31% 늘어난 1백1조6천9백억달러에 달했다.
외환관련 파생상품 거래는 18조4천6백억달러로 10% 가량 증가했고,주식관련 파생상품 거래는 2조3천억달러로 2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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