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가 6일부터 자국통화인 '볼리바르'의 환율을 미국 달러화에 고정시키는 한편 외환매입 규제조치도 단행했다. 또 5일 자정을 기해 의약품 등 주요 생필품과 원자재 및 기초 서비스에 대한 가격통제 조치를 취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5일 전국 TV연설을 통해 이같은 내용의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번 외환규제는 외환보유액을 지키고 외채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 2주간 시행돼온 외환거래 동결조치는 고정환율제 및 외환매입 규제조치 시행과 함께 해제된다"고 밝혔다. 새 고정환율제에 따라 미 달러화 매입환율은 1천5백96볼리바르,매도환율은 1천6백볼리바르로 책정됐다. 그러나 볼리바르화 환율은 정부 관련부처와 중앙은행의 판단에 따라 주기적으로 신축 조정된다. 볼리바르화는 외환거래 규제가 있기전 달러당 1천8백50선에 거래됐으나 암시장에서는 달러당 2천5백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가격통제조치와 관련,"현 정부는 투기꾼과의 전쟁을 벌여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가 가격을 결정해 엄격히 시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재계는 "정부의 외환거래 규제조치가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가경제를 붕괴시킬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새로운 외환규제가 시행되면 수천개의 기업이 원자재 공급난으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 실업자가 양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