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시대] 證市 반응 .. 해외악재 딛고 상승 '大選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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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 첫 거래일인 20일 증시는 투자주체들이 조심스런 자세를 보이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0.22포인트 상승한 709.44를 기록했다.
외견상으론 대선 이후 상승장세를 점쳐온 증권전문가들의 전망이 빗나간 셈이다.
그러나 미국증시가 3일 연속 하락하는 등 외부변수를 감안할 때 그렇게 나쁜 결과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국내증시의 최대 세력인 외국인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매수세를 보였다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이들은 강조한다.
◆외국인 반응 좋다
함춘승 살로먼스미스바니(SSB)전무는 이날 "대선 이후 첫날 종합주가지수가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미국 증시가 크게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강세장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1천2백7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외국인 동향도 고무적이다.
함 전무는 "미 증시에 연동해 매매를 하는 외국인 투자패턴을 고려하면 이날 거래양상은 다소 이례적"이라면서 "개혁성향이 짙은 노무현 후보의 당선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태섭 골드만삭스 이사는 "노무현 당선자의 재벌개혁 정책에 대해 외국인들이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도를 조기 도입해 투명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힌 점도 외국인들에게 어필했다는 분석이다.
오성식 템플턴투신 상무는 "한국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무엇보다 지속적인 개혁을 원하고 있다"면서 "이런 점에서 노무현 당선자가 시장친화적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기관 및 개인 반응
노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대해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 세대별로 강도가 다소 다르지만 새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없어졌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손동식 주식운용본부장은 이날 "기업 구조조정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점에서 노 후보의 당선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남북 문제에서도 대결보다는 화해로 풀겠다는 자세여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손 본부장은 "미국 증시가 3일째 하락했지만 삼성전자의 DR가 강세를 보이고 외국인투자자가 이날 하룻동안 1천억원 이상 순매수한 것은 이같은 기대감을 입증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LG투자증권 영등포지점에서 만난 50대 개인투자자는 "누가 차기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경제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새정부의 경제 청사진이 제시될 내년 1월부터는 '새정부 효과'가 나타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세상승은 펀더멘털이 결정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구조조정과 개혁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긴 어렵다"면서 "국내 경기회복과 해외변수 안정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새정부의 개혁조치가 가시화되고 내년 3·4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모멘텀에 대한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증시는 2·4분기부터 탄력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성민·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