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욱 토이매니아 대표는 스스로를 "무척이나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취미를 직업으로 연결시켰기 때문이란다. 정 대표는 자신의 회사 이름처럼 "토이매니아"다. 특히 항공기와 헬기 RC(무선조종 완구)의 제작이나 조종은 상당한 경지에 도달해 있다. 지금까지 제작한 비행기 종류만 3백여종이 넘는다. 단순 모형이 아닌 정밀한 설계와 공정을 거친 "첨단 장비"들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초 완구 개발 및 유통업체인 토이매니아를 설립했다. "토이라고 해서 어린이용 완구만을 일컫는 것은 아닙니다.토이매니아에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들도 있습니다.최근에는 이렇듯 고난도의 제작과 정교함을 요구하는 어른용 완구의 저변이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나는 물체"에 집착을 보여왔다. 용돈을 전부 모형 비행기를 만드는데 쏟아부어 꾸지람도 많이 들었다. 중학교때는 "최무선 화약"을 책에서 보고 직접 로켓 제작에 뛰어들 정도였다. 결국 전공도 항공운항과를 택하게 됐다고. 대학 시절에는 아르바이트로 각종 집회에서 로켓이나 화약을 쏴올리거나 비행선을 띄우는 등의 이벤트를 하면서 용돈을 벌기도 했다. 사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공군대위 시절 우연히 제품 개발에 나서면서다. "대공화기의 타깃 대용으로 쓰이는 모형비행기를 제작하게 됐죠.주변 반응이 괜찮아서 사업 품목으로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 대표는 전역후 미국에서 전자상거래 솔루션을 배우고 돌아와 올해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비행기나 보트 RC 등을 직접 제작하거나 또는 핵심부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게 주사업이다. 쇼핑몰을 통해 일반인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주말이 되면 직접 모형비행기를 들고 서울 암사동 모형비행장이나 야산을 찾아 비행기를 날리며 홍보활동을 펼친다고. 지난 8월에는 항공대에서 실시한 MAV(국방용 초소형 정찰기)제작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기술력을 뽐냈다. 최근에는 RC 제작을 통해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용 로봇 시장에도 나섰다. 현재 하수구 배관 탐사로봇의 개발을 진행중이라고. 하지만 항공기 RC에 대한 열정은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정 대표는 "현재까지 개발된 비행기를 전부 모형으로 제작해보는 것이 일생 목표"라며 씨익 웃는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