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가가 금융주 급락 속에 사흘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만과 홍콩은 강보합세를 나타내는 등 아시아 주가가 보합권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미국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일본 내 부실채권 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고 있으나 낙폭과대 인식에 저가매수세가 추가 하락을 막고 있다. 일본의 금융주가 급락한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하락하고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일본의 히다찌·NEC, 대만의 TSMC 등의 실적이 좋지 않아 아시아 반도체 관련주들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닛케이225 평균지수는 8,663.82로 전날보다 25.57엔, 0.29% 하락하며 오전장을 마쳤다. 한편 대만 가권지수는 낮 12시 15분 현재 4,433.37로 전날보다 46.91포인트, 1.07%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관련주가 하락하고 있으나 철강, 금융주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 항생지수는 9,703.45로 전날보다 154.51포인트, 1.62% 오름세를 기록 중이며,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지수는 1,456.79로 0.09포인트, 0.01% 올랐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일본 정부가 내놓은 4,200억달러에 달하는 부실채권처리 중간보고서가 자민당의 반대로 연기되자 장중 8,500선이 붕괴되며 8,499.49까지 하락했으나 통신주와 내수관련주의 선전으로 낙폭을 줄였다. 다케나카 헤이조 금융청 및 경제재정성 장관은 "중간보고서 발표가 연기됐으나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고, 고이즈미 총리도 "이달 말까지 수정해서 다시 내놓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중간보고서는 은행권 자산산정 방식 엄격화, 부실은행 국유화, 공적자금 투입은행 경영진 퇴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종합 디플레이션대책이 지연될 경우,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경기 침체로 인해 일본 경기가 또 다시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로 실망매물을 쏟아냈다. 이에 따라 이날 증시에선 은행, 증권 등 금융주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미즈호 홀딩스와 UFJ 홀딩스는 다소 낙폭이 둔화되고 있지만 3∼4%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리소나홀딩스는 9%대 하락했고 다이와증권도 3%가량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또 뉴욕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급락과 전날 대만반도체(TSMC) 실적 악화 등의 영향으로 컴퓨터 및 반도체 관련주도 대부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히다찌그룹은 향후 3년간 계열사를 300개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NEC와 후지쯔도 1∼2%대 하락세다. 한경닷컴 배동호 기자 liz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