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9:20
수정2006.04.02 19:23
gdchoi@kistec.or.kr
올들어 한국의 성인 남자 1명이 매달 위스키 반병씩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위스키는 3천2백3만병(하루평균 17만6천9백63병)에 달했다고 한다.
또한 한 대학 연구 보고서는 한 해 음주로 인한 폐해를 사회경제적 비용으로 산출하면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의 3.5%에 이르는 16조원에 달하며,2000년 한햇동안 음주로 인한 사망자는 우리나라 전체 사망자수의 9.2%에 달하는 2만3천명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가히 음주공화국이라 할만하다.
회식이다,무슨 날이다,기분이 좋아서 또는 나빠서 등 술을 마실 기회도 많고 술집도 많다.
술에 관해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한 찬사와 비난이 따른다.
'술이 들어가면 지혜가 나온다''술이란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독약'이라는 말이 있는가 하면 옛말에 '식상지반주 사상지세우(食上之飯酒 沙上之細雨)' 즉 식사와 곁들이는 술은 모래 위에 뿌리는 가랑비와 같다는 말로 한두 잔의 반주는 약이 된다는 것이다.
소주 2잔,맥주 1잔 정도는 혈액순환을 도와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소주 1병 이상이면 뇌졸중의 원인이 되며 만병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桓公)이 술을 마련,정오에 모두 모이기를 기약했다.
관중(管仲)이 가장 늦게 도착했는데,환공은 술잔을 들어 한 잔을 다 마셨으나 관중은 반 만 마시고 나머지를 버리는 것이었다.
환공이 이를 보고 물었다.
"그대는 늦게 도착하여 술도 반잔밖에 마시지 않고 버리니,그것이 예(禮)에 맞는 것입니까?"
그러자 관중이 이렇게 설명하였다.
"제가 들으니 술이 들어가면 혀가 나오고,혀가 나오면 말에 실수가 있게 마련이며,말에 실수가 있으면 그 몸을 버린다 하였습니다.저는 생각하기에 몸을 버리느니 술을 버리는 것이 낫다고 보아 그렇게 한 것입니다."
술을 아주 좋아하는,미국회사에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술로 보낸다.
평일에는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
미국회사는 아침에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술 냄새만 나면 바로 해고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회는 취중(醉中)행동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
현대인에게서도 술을 버리는 관중의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