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밝은 내일..안정환.클로제 '스타 탄생'-지단.슈케르 '이름 먹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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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월드컵에선 역대 어느 대회에서보다 이변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만큼 '뜨는 별'과 '지는 별'간의 명암 대비가 뚜렷하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패배 뒤 맥없이 그라운드에 고개를 떨구는가 하면 주목받지 못했던 무명선수들이 연달아 골을 넣으며 그라운드를 달구고 있다.
현재 득점 1,2위를 다투고 있는 독일의 미로슬로프 클로제와 덴마크의 욘 달 토마손이 대표적인 '떠오르는 별'.지금까지 헤딩골로만 5골을 터뜨려 '머리 좋은 선수'라는 애칭을 달게 된 독일의 클로제는 이번 대회가 낳은 최고의 신예다.
뮐러 클린스만의 대를 이어 전차군단 독일의 특급 골잡이로 자리잡게 된 그가 지난 78아르헨티나대회 이후 아무도 깨뜨리지 못한 '마(魔)의 6골'을 넘을지도 이번 월드컵의 관심사가 됐다.
4골을 넣어 클로제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덴마크의 토마손도 '신성'(新星)이다.
그의 활약 덕에 덴마크는 세계 최강 프랑스를 꺾고 16강에 안착할 수 있었다.
토마손은 스트라이커 에베 산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로 발돋움했다.
공동개최국 한국과 일본도 안정환과 이나모토라는 걸출한 신예 덕분에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케이스.한-미전에서 통렬한 동점골을 쏜 안정환은 '한국의 베컴'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유럽 명문 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나모토 역시 2경기 연속 골을 넣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처럼 새롭게 스타로 떠오른 선수들이 있는 반면 그라운드 저편에선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몸값이 무색하게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쓸쓸히 뒤안길로 접어든 스타들도 많다.
세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슈퍼스타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은 이번 대회 최고의 불운아다.
대회 개막 전 부상으로 두 경기를 뛰지 못한 그는 마지막 덴마크전에 출장했지만 이미 기울어진 프랑스를 일으켜세우기엔 역부족이었다.
프랑스의 침몰과 함께 지단도 최대의 고비를 맞게 된 것.
프랑스와 함께 우승 후보로까지 꼽히다가 16강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아르헨티나의 바티스투타도 비슷한 운명이다.
바티스투타는 '죽음의 F조'에 속한 자국팀을 벼랑 끝에서 살려내기 위해 마지막 투혼까지 불살랐지만 결국 눈물을 쓸어내야만 했다.
그는 스웨덴과의 마지막 경기 뒤 "내심 다른 형식으로 은퇴하고 싶었지만 오늘 경기가 마지막"이라며 12년의 선수 생활을 아쉽게 마감했다.
지난 대회 득점왕이었던 크로아티아의 다보르 슈케르도 이번 대회에선 단 한 골도 못 넣고 맥없이 무너졌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