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산업의 거물 데이비드 기펜(59)이 UCLA 의대에 2억달러(한화 2천6백억원)를 아무 조건없이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제럴드 레비 UCLA 의대학장은 7일 기펜의 기부금은 지금까지 미국의 의대들에 제공된 액수 중 개인 헌금으로는 가장 많으며 UC계열 9개 캠퍼스를 통틀어서도 최대라고 밝혔다. 레비 학장은 의대의 연구와 교습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50년 전통의 의대 명칭이 '데이비드 기펜 의대'로 개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펜은 대변인인 앤디 스팬을 통해 "기부 목적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의대중 한 곳을 지원하고 다른 사람들의 기부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펜은 "UCLA에 큰 존경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면서 "이 기부금으로 UCLA 의사와 연구원들이 의학의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앨버트 카네세일 UCLA 총장은 "이처럼 역사적이고 엄청난 선물을 받아 기쁘다"면서 "기펜은 인도주의적 베품의 모범을 보였다"고 말했다. 음반제작자 출신의 기펜은 지난 94년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만화영화 제작자 제프리 카첸버그와 함께 영화스튜디오 '드림웍스'를 창설,'아메리칸 뷰티''라이언 일병 구하기''슈렉' 등 대히트작을 만든 바 있다. 기펜은 UCLA 극장에 5백만달러,LA박물관에 5백만달러,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연구단체 등에 수백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자선사업에 앞장서왔다. 기펜이 UCLA 의대에 기부한 2억달러는 1967년 이후 미 전체 대학 기부금 순위 10위(1위는 작년 인텔 창업주 고든 무어 부부가 캘리포니아공대에 기부한 6억달러)에 해당되며 의대기부금으로는 최대(종전 최고는 99년 W M 켁 재단이 남가주대 의대에 기부한 1억1천만달러)다. 로스앤젤레스=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