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으려 私債 쓴다" 50% .. 금감원 설문
사채(私債)업자를 찾는 사람의 절반은 은행 신용카드 등의 연체를 막기 위해 사채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채 이용자의 60%는 2개 이상의 사채업체를 이용하고 있어 '빚 내서 빚을 갚는' 악순환에 빠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전국의 사채 이용자 6천8백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0.4%가 기존 대출금을 갚기 위해 사채를 빌려쓴 것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특히 신용카드 연체정리가 26.9%로 가장 많았고 은행연체 정리(14.7%)와 다른 사채 상환(8.8%)을 위해 사채업자를 찾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생활자금 마련이나 사업 목적으로 사채를 쓰는 비중은 42.8%였다.
금융감독원은 응답 대상 사채 이용자의 59.1%가 2개 이상의 사채업체를 복수로 이용하며 고금리 부담을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1인당 사채 규모는 2백만∼5백만원이 40%로 주류를 이뤘고 5백만∼1천만원 28%,2백만원 이하 20% 등의 순이었다.
금리는 월 10∼20%(연 1백20∼2백40%)가 41%로 가장 많았다.
월 20% 이상의 초고금리로 빌렸다는 응답도 15%에 달해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이자 불문하고 급전을 끌어다 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채 이용자중 신용불량자는 33%인 2천2백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신용불량자가 아니어도 사채를 끌어와 제도 금융권의 연체를 해결하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어서 사채 이용자중 상당수는 신용불량 직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금융사가 급격하게 대출금을 회수하거나 사채시장이 위축될 경우 신용불량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응답자의 25%는 사채업자로부터 폭행이나 협박 등을 당한 경험이 있어 불법적인 채권회수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피해자의 80% 이상은 보복이 두렵거나 함께 처벌받을 것을 걱정해 감독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조성목 금감원 비제도금융조사팀장은 "제도권 금융사를 이용할 수 있는 데도 쉽게 포기하고 사채업체를 찾는 경우도 많다"며 "거래자의 신용도에 맞는 금융회사의 대출상품을 안내해 주는 통합대출안내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