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증세를 보이는 인간 알츠하이머 유발유전자를 이식한 실험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실험동물자원실 김용규 박사팀은 유전자이식기술을 이용,인간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데 관여하는 원인 유전자 가운데 하나인 '프리세닐린2(PS2)변이 유전자'를 이식시킨 실험쥐를 만들어냈다고 25일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치매 실험쥐를 만들어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치매발병 메커니즘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성과는 '사이언스' '네이처'와 더불어 세계 3대 과학학술지로 인정받고 있는 생명과학분야 국제학술지 '파세브'저널에 실릴 예정이다. 이 실험쥐는 치매유발 유전자인 PS2 변이유전자를 치매환자로부터 추출,수컷 실험쥐의 정자핵에 주입한 다음 암컷 실험쥐의 난자핵과 결합해 수정란을 만든 뒤 이를 대리모에 해당하는 다른 실험쥐에 착상시켜 만들어낸 것이다. 김 박사는 "이 실험쥐는 수중미로검사 등을 실시한 결과 치매환자와 똑같은 행동장애를 보였을 뿐 아니라 치매환자에게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병리현상으로 '아밀로이드 베타42' '콕스 2' 등 독성단백질과 '캐스페이스 3'라는 효소가 크게 증가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밀로이드 베타42는 뇌에서 기억과 인식을 담당하는 뉴론(신경세포)에 손상을 입히는 독성 단백질이고,콕스 2는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이며,캐스페이스 3는 기억담당 유전자를 절단,기억장애를 초래하는 효소다. 그동안 미국에서 'Tg2575'와 '런던형 마우스' 등 2가지 치매 실험쥐가 개발돼 이용돼왔으나 행동이상과 아밀로이드 베타42 단백질뿐 아니라 콕스 2 단백질과 캐스페이스 3효소까지 관찰되는 등 거의 완벽한 치매증상을 보이는 것으로는 김 박사팀이 개발한 실험쥐가 처음이다. 김 박사는 "치매는 고령화사회에서 인류를 괴롭힐 것으로 예상되는 질환으로 이번에 개발한 치매실험쥐가 관련연구와 신약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