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이용호게이트 비상등''이 켜졌다.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가 이용호게이트와 관련, 지난 1월초 차정일 특검팀의 조사를 받은데 이어 위성복 조흥은행장도 지난 30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를 받았다. 또 산업은행과 한빛은행은 보물발굴 사업에 참여했던 신화건설의 회사채를 편법적으로 인수하거나 지급보증을 서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한은행 등도 이용호게이트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용호게이트로 가슴앓이가 가장 심한 곳은 조흥은행. 자회사인 조흥캐피탈(전 조흥리스)을 공개입찰 과정을 거쳐 2000년 9월 이용호씨 소유의 KEP전자에 매각한 것이 대통령 처조카인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의 ''압력''에 따른 것 아니었느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또 이용호씨측이 쌍용화재의 장내 인수를 추진하면서 신승남 전 검찰총장의 동생 신승환씨를 통해 조흥은행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흥은행은 이에 대해 "조흥캐피탈은 산동회계법인의 실사 아래 디조벤처가 매각을 주간했으며 모든 절차가 투명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쌍용화재도 조흥은행과는 관계없이 이용호씨가 장내인수를 시도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속앓이를 하기는 산업은행과 한빛은행도 마찬가지다. 정 산은 총재는 이용호씨가 소유한 삼애인더스의 전환사채(CB) 발행건과 관련,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산은은 삼애인더스의 CB를 인수했었다. 산은은 또 이용호씨 보물발굴 사업에 참여한 신화건설의 회사채 2백20억원어치를 2000년 5월 인수, 의혹을 사고 있다. 한빛은행은 이 회사채에 지급보증을 서줬다. 신한은행은 이형택씨의 회계장부와 예금통장 등이 개인대여금고에서 사과상자 1개 분량으로 발견돼 특검팀에 압수당했다. 신한은행이 동화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옛 동화은행 영업부장으로 재직했던 이씨의 계좌중 상당부분이 이전된 탓에 ''유탄''을 맞은 셈이다. 다른 은행들도 ''이게이트'' 불똥이 어디로까지 튈지 좌불안석이다. 이형택씨가 예금보험공사 전무로 재임하는 동안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을 중심으로 전방위적 로비를 폈다는 의혹이 하나둘씩 사실로 확인되고 있어서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