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투자를 축소 또는 동결하는 것과 달리 내년 투자 규모를 4조3천억원으로 올해보다 7.5% 늘리기로 했다. 설비 신증설에 올해보다 5.5% 늘어난 3조8천억원,연구개발(R&D)에 25.0% 증가한 5천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매출은 올해보다 3.8% 증가한 55조원,순익(세전 기준)은 20.0% 신장된 3조원을 목표로 잡았다. SK그룹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27일 발표했다. 김창근 SK 구조조정본부장은 "국내외 경영환경이 좋지 않아 내년에는 내실 위주의 안전경영을 하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미래 핵심 분야와 계열사가 추진 중인 수익모델 강화를 위해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분야별로는 IMT2000과 무선인터넷 등 정보통신 분야와 생명과학 중국사업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에너지·화학 물류서비스 금융분야 등은 올해 수준에서 투자를 집행할 방침이다. 특히 중국사업에는 4백80억원 이상을 투입키로 했다. SK는 또 올해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합병 추진,SKC와 SK에버텍의 합병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확보와 견실한 경영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 내년에도 유사 사업분야를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지속하기로 했다. 사업모델 강화를 위해 지난 11월 상하이 CEO세미나에서 도입키로 한 '수펙스2000'과 이를 시행하고 평가하는 KPI(Key Performance Index)를 새로운 경영시스템으로 정착시키기로 했다. SK는 올해 환율의 불안정,유가하락 그리고 상반기 이동통신시장의 시장점유율 규제 등으로 당초 매출목표 55조원을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긴축경영과 사업모델의 다양화 등으로 세전 이익은 지난해 대비 31.5% 늘어난 2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SK는 올해 매출과 이익을 직원수(2만5천명)로 환산하면 1인당 20억원의 매출에 1억원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1인당 생산성이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높다고 밝혔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