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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주가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하지만 급제동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시 직진하기 위한 숨고르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현 장세를 대세 상승의 시작으로 받아들이는 쪽이든 단기 랠리의 마무리 국면라고 주장하는 측이든 대체로 이날 조정이 단기 급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시장에서는 뉴욕증시 강세에 따른 외국인 대량매수로 조정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데 만족해하고 있다.
최근 사흘간 46포인트 급등함에 따라 매물 소화과정이 필요하던 차에 외국인이 공격적인 매수로 매물을 받아준데다 거래량이 받쳐 주면서 추가 상승을 위한 활발한 에너지 비축 과정이 긍정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국내외 증시 주변 여건이 호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분위기가 여전히 긍정적이고 특별한 악재가 도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증시가 기대감만을 확대재생산했을 뿐, 촉매를 찾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시장을 띄운 기대감을 받쳐줄 뭔가가 나올 때도 됐다는 얘기다.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이후 급등을 이끌었던 기대를 살펴보면 △물가안정으로 인한 추가 금리인하 △다섯 차례 금리인하에 따른 경기 회복 △대우차 매각, 하이닉스와 현대투신 외자유치 등 구조조정 가속화 △모건 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날(MSCI) 지수 산정 방식 변경 △무디스의 국가 신용 등급 상향 △여·야·정의 경제난 타개 노력 등이다.
이날 나온 신호도 흡족하지는 않으나마 긍정적인 시장심리를 거들었다. 우선 지난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진 속에도 수출이 8.4% 신장한데 힘입어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이 3% 안팎으로 예상돼온 데 비추어 그리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고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전망을 강화했다.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두가지 신호가 나왔다. 현대중공업, 상선, 엘리베이터 등 현대계열사들은 하이닉스 반도체 보유주식에 대한 ''의결권 및 경영권 포기확인서''에 서명, 채권단인 외환은행에 제출했다. 하이닉스는 사실상 현대그룹에서 분리되는 수순을 밟는다. 중공업과 상선등이 하이닉스에 지급했던 지급보증, 구매보증 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현대건설은 오는 24일로 만기가 도래하는 2,500만달러의 해외차입금을 향후 6개월 동안 연장하기로 오스트리아은행 RZB-오스트리아와 합의했다. 이번 연장을 계기로 앞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의 연장은 물론 신규 수주 예정 공사에 대한 외국계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이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증시 자체도 요인 = 주 초반 증시는 경기문제나 기업실적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 상황에서 심리대결과 세력대결이 주를 이루고 있다.
차익 실현에 무게를 두면서도 지수가 위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주식비중을 줄였던 투자자들이 서둘러 매수에 가담하고 또다시 기대감은 매수세를 빨아 들인다. 웬만한 악재로는 늦기전에 오름세를 잡아타려는 매수세를 저지할 수는 없다.
서울증권 권혁준 연구원은 "손에 잡히는 게 없는 상황에서도 매수세가 매도세를 압도하는 것은 재료가 확인됐을 때 소외되지 않으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증권 김욱래 연구원은 "단기재료보다는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저변에 깔리면서 시장의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사흘 강세를 접고 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나스닥 급등 등 뉴욕증시가 전반적인 강세를 나타냄에 따라 공격적인 매수에 나섰다. 하지만 단기급등에 따른 매도세가 다소 우세했다.
나스닥지수가 별다른 근거 없이 폭등한데다 닷새 연속 오름세 이후 조정받을 때도 됐다는 인식도 강세를 주춤거리게 했다. 이에 장 막판 프로그램 매물이 더해지면서 종합지수는 전날 마감가보다 0.97포인트 내린 617.99를 나타냈다.
22일 종합지수는 뉴욕증시 강세 영향으로 급등 출발, 장중 연중최고점인 627을 넘어 8개월 중 최고인 630을 경험하기도 하는 등 줄곧 오름세를 유지하다 장후반 프로그램 매물이 500억원 가량 집중되면서 일중저점으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가 폭주, 7억9,430만주가 손을 옮기며 이틀 연속 거래량 연중최다치와 사상 두번째 기록을 갈아치웠다. 거래대금도 3조2,875억원으로 나흘째 증가했다.
이날 거래량은 한동안 깨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거래량에서 30% 정도 비중을 차지하던 대우와 대우중공업이 상장폐지됨에 따라 이날로 정리매매 기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물론 두 종목을 제외하더라도 은행, 증권, 건설 등 ''대중주''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거래량은 급증 추세에 있다.
세종의 김 연구원은 "거래량 증가는 활발한 손바뀜과 매물소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추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과 아직까지 거래대금은 과열신호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투자심리를 급랭시킬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반면 거래량이 상투 기미를 보이고 있어 조정국면의 신호로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경험상 거래량 고점 이후 얼마간 상승은 가능하겠지만 수직상승에 따른 조정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 외국인 닷새째 매수우위 = 이날 외국인은 전격적인 미금리인하가 단행된 지난달 19일 이후 최대인 3,018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외국인 매수를 매도의 기회로 삼으려는 국내 투자자들이 대거 물량을 내놓아 위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외국인은 닷새 연속 매수우위를 보였으며 이날까지 사흘동안은 1,5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893억원 매수우위를 보인 것을 비롯,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를 1,531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의 자금여력이 취약하고 추가적인 자금유입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을 제외한 수급상황이 불리한 것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유일한 매수주체로 역할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연구원은 "나스닥지수 등 미증시가 살아나고 있고 증시에 대한 믿음이 쌓여가고 있어 업종대표주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수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교보의 임 팀장은 "외국인 매수에 기댄 상승은 1월 장세와 다를 게 없다"며 "외국인이 뉴욕 증시와 연계된 매매 패턴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뉴욕증시도 안정적인 모습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려워 외국인이 추가로 대량 매수에 나설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월요일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지수가 7.41% 급등했음에도 반도체 관련주는 삼성전자가 강세를 유지하며 23만원대로 올라섰을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현물시장에서는 메모리반도체 SD램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128메가가 개당 3달러까지 떨어졌다. 메릴 린치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조 오샤는 인텔, AMD,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의 투자등급을 낮췄다.
화요일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4월 북미지역 반도체장비 주문 대 출하 비율(BB율)을 발표할 예정이다. 4월 BB율이 3월 0.64의 저조한 수준을 벗어날 지 관심이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
하지만 급제동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시 직진하기 위한 숨고르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현 장세를 대세 상승의 시작으로 받아들이는 쪽이든 단기 랠리의 마무리 국면라고 주장하는 측이든 대체로 이날 조정이 단기 급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시장에서는 뉴욕증시 강세에 따른 외국인 대량매수로 조정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데 만족해하고 있다.
최근 사흘간 46포인트 급등함에 따라 매물 소화과정이 필요하던 차에 외국인이 공격적인 매수로 매물을 받아준데다 거래량이 받쳐 주면서 추가 상승을 위한 활발한 에너지 비축 과정이 긍정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국내외 증시 주변 여건이 호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분위기가 여전히 긍정적이고 특별한 악재가 도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증시가 기대감만을 확대재생산했을 뿐, 촉매를 찾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시장을 띄운 기대감을 받쳐줄 뭔가가 나올 때도 됐다는 얘기다.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이후 급등을 이끌었던 기대를 살펴보면 △물가안정으로 인한 추가 금리인하 △다섯 차례 금리인하에 따른 경기 회복 △대우차 매각, 하이닉스와 현대투신 외자유치 등 구조조정 가속화 △모건 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날(MSCI) 지수 산정 방식 변경 △무디스의 국가 신용 등급 상향 △여·야·정의 경제난 타개 노력 등이다.
이날 나온 신호도 흡족하지는 않으나마 긍정적인 시장심리를 거들었다. 우선 지난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진 속에도 수출이 8.4% 신장한데 힘입어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이 3% 안팎으로 예상돼온 데 비추어 그리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고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전망을 강화했다.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두가지 신호가 나왔다. 현대중공업, 상선, 엘리베이터 등 현대계열사들은 하이닉스 반도체 보유주식에 대한 ''의결권 및 경영권 포기확인서''에 서명, 채권단인 외환은행에 제출했다. 하이닉스는 사실상 현대그룹에서 분리되는 수순을 밟는다. 중공업과 상선등이 하이닉스에 지급했던 지급보증, 구매보증 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현대건설은 오는 24일로 만기가 도래하는 2,500만달러의 해외차입금을 향후 6개월 동안 연장하기로 오스트리아은행 RZB-오스트리아와 합의했다. 이번 연장을 계기로 앞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의 연장은 물론 신규 수주 예정 공사에 대한 외국계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이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증시 자체도 요인 = 주 초반 증시는 경기문제나 기업실적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 상황에서 심리대결과 세력대결이 주를 이루고 있다.
차익 실현에 무게를 두면서도 지수가 위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주식비중을 줄였던 투자자들이 서둘러 매수에 가담하고 또다시 기대감은 매수세를 빨아 들인다. 웬만한 악재로는 늦기전에 오름세를 잡아타려는 매수세를 저지할 수는 없다.
서울증권 권혁준 연구원은 "손에 잡히는 게 없는 상황에서도 매수세가 매도세를 압도하는 것은 재료가 확인됐을 때 소외되지 않으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증권 김욱래 연구원은 "단기재료보다는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저변에 깔리면서 시장의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사흘 강세를 접고 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나스닥 급등 등 뉴욕증시가 전반적인 강세를 나타냄에 따라 공격적인 매수에 나섰다. 하지만 단기급등에 따른 매도세가 다소 우세했다.
나스닥지수가 별다른 근거 없이 폭등한데다 닷새 연속 오름세 이후 조정받을 때도 됐다는 인식도 강세를 주춤거리게 했다. 이에 장 막판 프로그램 매물이 더해지면서 종합지수는 전날 마감가보다 0.97포인트 내린 617.99를 나타냈다.
22일 종합지수는 뉴욕증시 강세 영향으로 급등 출발, 장중 연중최고점인 627을 넘어 8개월 중 최고인 630을 경험하기도 하는 등 줄곧 오름세를 유지하다 장후반 프로그램 매물이 500억원 가량 집중되면서 일중저점으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가 폭주, 7억9,430만주가 손을 옮기며 이틀 연속 거래량 연중최다치와 사상 두번째 기록을 갈아치웠다. 거래대금도 3조2,875억원으로 나흘째 증가했다.
이날 거래량은 한동안 깨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거래량에서 30% 정도 비중을 차지하던 대우와 대우중공업이 상장폐지됨에 따라 이날로 정리매매 기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물론 두 종목을 제외하더라도 은행, 증권, 건설 등 ''대중주''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거래량은 급증 추세에 있다.
세종의 김 연구원은 "거래량 증가는 활발한 손바뀜과 매물소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추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과 아직까지 거래대금은 과열신호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투자심리를 급랭시킬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반면 거래량이 상투 기미를 보이고 있어 조정국면의 신호로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경험상 거래량 고점 이후 얼마간 상승은 가능하겠지만 수직상승에 따른 조정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 외국인 닷새째 매수우위 = 이날 외국인은 전격적인 미금리인하가 단행된 지난달 19일 이후 최대인 3,018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외국인 매수를 매도의 기회로 삼으려는 국내 투자자들이 대거 물량을 내놓아 위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외국인은 닷새 연속 매수우위를 보였으며 이날까지 사흘동안은 1,5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893억원 매수우위를 보인 것을 비롯,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를 1,531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의 자금여력이 취약하고 추가적인 자금유입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을 제외한 수급상황이 불리한 것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유일한 매수주체로 역할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연구원은 "나스닥지수 등 미증시가 살아나고 있고 증시에 대한 믿음이 쌓여가고 있어 업종대표주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수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교보의 임 팀장은 "외국인 매수에 기댄 상승은 1월 장세와 다를 게 없다"며 "외국인이 뉴욕 증시와 연계된 매매 패턴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뉴욕증시도 안정적인 모습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려워 외국인이 추가로 대량 매수에 나설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월요일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지수가 7.41% 급등했음에도 반도체 관련주는 삼성전자가 강세를 유지하며 23만원대로 올라섰을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현물시장에서는 메모리반도체 SD램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128메가가 개당 3달러까지 떨어졌다. 메릴 린치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조 오샤는 인텔, AMD,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의 투자등급을 낮췄다.
화요일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4월 북미지역 반도체장비 주문 대 출하 비율(BB율)을 발표할 예정이다. 4월 BB율이 3월 0.64의 저조한 수준을 벗어날 지 관심이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