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무자비하게 내리기만 하던 주식시장이 연초의 짧은 워밍업에 이어 4월말부터는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며 투자자들에게 다시 기대감을 심어 주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유,즉 무엇이 주가를 변하게 만드는지를 살펴보자.

주가를 결정하는 두 요소는 내재가치와 수급이다.

내재가치는 미래에 창출되는 현금흐름을 할인해 현재가치로 만든 금액이고,수급은 경제의 유동성 및 내재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현금흐름의 성장성이 커지거나 불확실성이 적어 할인율이 떨어지면 내재가치는 상승해 주가가 오른다.

증시에 자금이 풍부해 초과수요가 발생하면 주가는 오르고,99년이나 2000년처럼 주식공급이 지나치면 주가는 하락한다.

최근 일련의 금리인하 조치로 미국경제, 그리고 미국의 증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난다면 대외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와 증시도 최악의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

그동안 환율불안의 주요인이었던 일본 엔화약세도 진정되고 금리는 하향 안정되고 있다.

게다가 한국경제가 이미 최저점을 통과했을지 모른다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어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의 개선이 기대된다.

또 문제기업 처리 가속화,회사채 신속인수제도,건설경기 종합대책,증시건전화 대책 등 정부가 취했던 일련의 조치는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주식할인율을 낮추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 불확실성의 원천은 두가지다.

하나는 경제 불안을 포함한 사업자체의 불확실성이고,다른 하나는 기업경영의 불투명성이다.

그동안 심도있게 진행되었던 기업공시 강화,지배구조개선 등 주주중시를 통한 투명경영 강화로 경영의 불투명성이 개선된 것도 최근 내재가치 상승의 이유중 하나다.

물론 기업내용이 잘 알려진 대기업 위주의 거래소시장보다 기업내용이 생소한 첨단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코스닥 시장에서 투명성 향상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내재가치의 개선 가능성에 비해 수급요인은 아직 덜 낙관적이다.

주식의 공급은 신규 등록기업 공모를 제외하면 크게 감소했다.

최근 고객예탁금의 증가는 외부자금의 신규 유입이라기보다는 외국인 순매수자금이고,증시의 안전판이 되어야 할 기관투자가들은 돈이 없어 주식을 사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에게 주식을 판 개인투자자들만 매도대금으로 당일 매매 등 단기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급을 결정적으로 돌리기 위해선 은행권에 몰려있는 단기부동자금을 증시로 이동시켜야 하는데 다양한 간접투자 상품으로 무장한 투신사의 역할이 요구된다.

지금처럼 투신이 1년 미만의 단기상품에만 열을 올리면 증시는 또 급히 열 받았다 급히 냉각되는 냄비시장이 된다.

그나마 코스닥시장은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 매매비중이 5%에 불과한 철저한 개인투자자 위주의 시장이다.

4월중 사이버거래비중이 80%를 상회하고 시가총액회전율이 연 1천%에 육박하는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단기매매 시장인 코스닥 증권시장은 주가의 변동성도 커 등록기업의 특색만큼이나 시장도 고위험 고수익시장이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은 설립된지 불과 5년만에 일평균거래대금에서 증권거래소 시장과 대등한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고,재벌중심이었던 한국경제를 지식기반 첨단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이 균형 발전하도록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증시 상승은 거래소나 코스닥 투자자 모두에게 부의 증가를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상장 또는 등록기업들에도 자금시장의 접근을 용이하게 해준다.

또 증시 상승은 외국자본 유입을 촉진시키고 구조조정 압력을 완화시켜 한국경제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므로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다행히도 주가를 결정하는 내재가치와 수급상에서 개선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오랜만에 맞이한 이번 증시 상승의 기회도 과거와 같이 투자자들이 단기투기거래에 열중하거나,대주주들이 주식 물량공급의 기회로만 활용한다면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증시를 살리는 것은 증시 참여자 모두의 몫이다.

fsong@kosdaq.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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