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동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우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사흘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의 증시불안이 여전하고 경기논쟁이 진행되고 있으나 정부의 증시부양에 대한 정책의지에다 인간 유전자 지도 완성과 금리인하 수혜로 바이오주와 증권주가 장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외국인 선호주의 지분율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상승탄력이 둔화되고 내일 이후 한통IMT 관련 공모주 청약으로 인한 수급요인이 지수 600선 돌파를 제한했다.

이에 따라 종합지수가 600선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미국 증시 불안이 진정되고 국내 공급요인 해소 등을 통해 매수주체가 부각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금요일(595.47)보다 3.73포인트, 0.63% 오른 599.20로 마감, 지난 8일 이래 사흘째 상승했다. 상승종목이 상한가 39개를 포함해 447개로 하락종목 333개(하한가 2개)보다 많았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금요일(80.73)보다 2.38포인트, 2.95% 오른 83.11로 사흘째 상승, 장중 내내 공방을 벌이던 120일 이동평균선(83.01)을 돌파했다. 상승종목이 440개(상한가 88개)로 하락종목 127개(하한가 1개)보다 세 배 가량 많았다.

주가지수 선물 3월물은 75.30으로 지난 금요일(74.50)에 비해 0.80포인트, 1.07% 올라 사흘 연속 상승했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거래소팀장은 “미국 나스닥 급락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증시부양 의지와 국내 유동성 장에 대한 기대감이 하방경직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켰다”면서 “미국 증시 불안이나 경기둔화 등 악재에 대한 동조화보다 상승에 대한 동조화를 고대하는 장이었다”고말했다.

그러나 외국인 매수규모가 크게 줄고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텔레콤, 국민, 주택은행 등 외국인 선호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높아진 수준이어서 600선 돌파에 대한 경계감이 장후반 커졌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미국 그린스펀의 13일 상원 증언과 국고채 4% 진입 초읽기 상황 등 여전히 경기논쟁의 와중에 있다”면서 “개인들이 경기전망에 대한 불투명성으로 차익매물을 증가시키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은 개장초 순매도에서 426억원의 순매수로 전환한 것과는 달리 장초반 순매수에 나섰던 개인은 600선에 도달하자 차익매물을 출회시키며 1,071억원이나 팔았다.

기관은 선물 강세로 프로그램 매수가 증가하면서 701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장초 선물 약세로 백워데이션이 심화되면서 프로그램 매도가 1,019억원에 달했으나 선물 강세 이후 프로그램 매수가 확대돼 1,561억원으로 대형주 상승을 유지시켰다.

시장전문가들은 국내 유동성 기대감이 살아있어 저가매수에 따른 지수의 하방경직성은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600선 돌파를 위해서는 미국 증시의 안정과 외국인 매수기조 확인, 한통IMT 등 수급상황이나 매수주체 부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영의 김인수 팀장은 “미국 증시 불안에도 국내 증시가 선전했으나 600선을 두고 눈치보는 장세였다”면서 “삼성전자 등 외국인 선호종목이 지분율이 최고치여서 차익실현 유인이 있는 등 국내 매수력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대신의 조용찬 연구원은 “한통IMT 공모주 청약에 최대 30배 수준인 3조원 가량이 몰릴 수도 있다고 보면 단기적으로 수급이 빡빡하다”면서 “단기적으로 580∼600대의 기간조정을 거쳐 수급요인이 다소 해소되고 난 주후반 쯤에 방향을 잡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거래소 거래량은 3억1,892만주로 지난 금요일(3억7,456만주)보다 줄었고, 거래대금도 1조8,956억원으로 지난주말(2조300억원)에 못미쳤다.

업종별로는 증권주가 사흘째 상승세를 보이면서 장분위기를 이끌고 인간 유전자 지도 완성을 계기로 제약주 강세로 매기가 확산, 통신, 철강 금속 등 대부분 업종이 상승했다.

반면 반도체가격 하락으로 삼성전자가 포함된 전기전자, 동아건설과 한국부동산투자신탁 문제가 가시지 않은 건설업, 운수창고업, 종합금융 등이 약세를 보였다.

한편 코스닥은 한통프리텔과 국민카드 등 시가총액 1,2위 종목이 상승세를 이끈 가운데 새롬기술,다음,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 3인방이 상승했다. 특히 바이오주와 무선인터넷주, 통신네트워 등 최근 소테마군들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 거래량은 4억6,962만주로 지난 금요일(3조9,341만주)보다 늘어나 다시 4억주대로 늘었다. 거래대금은 2조6,966억원으로 지난주말 2조3,012억원보다 늘었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219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장을 이끌은 반면 기관들은 14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오전중 순매수에서 오후들어 매도를 늘려 4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삼성증권의 손범규 연구원은 “비아오와 증권주 강세 등 유동성 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인 일변도의 상승장이었다”면서 “바이오, 전자카드, 무선인터넷 등 경기와 직접 관련 없는 부문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투자심리가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 증시 불안이 해소돼지 않았고 고객예탁금이 정체되는 등 증시주변여건과 수급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아울러 실적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제하기보다는 기존 박스권 내에서 매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