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월드투데이] 금융서비스 자유화의 진전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세계무역기구(WTO)가 국제금융서비스 자유화에 관한 협상을 시작했을 때 많은 개발도상국가들은 망설였다.

    그들이 협상을 두려워한 것은 금융서비스부문에서의 경쟁은 선진국 금융기관의 영향력을 확대시켜 자국의 금융기관은 물론 경제전반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선진국에서조차 협상에 대한 근원적 의구심을 가졌다.

    많은 국가의 재무장관들은 금융서비스 분야에서의 다자간 접근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심했다.

    호혜성에 원칙을 둔 쌍무협상이 더 편했고 최혜국대우의 장점을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다자간기구에서의 분쟁해결 전망도 불투명했다.

    선진국들의 ''야심''과 개발도상국의 지나친 ''조심''이 오랜 기간 협상에서 상충되는 요소였다.

    하지만 협상이 결실을 맺어 올 1월 WTO의 서비스산업일반협정(GATS)이 출범했다.

    GATS는 각 국가가 선택적으로 금융서비스시장을 개방하고 개방분야에 대해선 외국기업의 권리 등을 보장하도록 돼있다.

    반면 회원국들에 무제한으로 금융시장을 개방토록 요구하지는 않는다.

    현재 추가적인 금융서비스협상이 상당히 진전돼 자유화 확대의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명심해야 할 것은 그동안 무역자유화가 진전돼 왔지만 서비스분야의 자유화 속도가 이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이다.

    이는 서비스자유화가 진척돼야 한다는 인식이 국가들간에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금융서비스협상이 타결된 지난 97년 12월이 아시아 금융위기 발생시점과 시기가 일치한다는 점을 가끔 잊고 있다.

    이 지역 금융위기가 협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못했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던 아시아국가들은 외국금융기관에 시장을 더 개방하기 위한 합의문을 만들었다.

    이는 강력한 경쟁과 개방확대가 국내 금융구조를 더 강하게 만들수 있다는 그들 스스로의 판단때문이었다.

    물론 위기에 몰린 아시아국가들이 WTO협상을 포용한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GATS가 자본계정의 자유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외국기업들이 영업을 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또 국제금융서비스 거래에 세이프가드 조항을 둬 금융자유화로 인해 기존의 국내 금융시스템이 심하게 교란되지 않도록 한 것 역시 아시아 국가를 안심시켰다.

    아울러 금융자유화 협상의 골자가 외국금융기관들의 설립을 허용한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의 직접투자와 서비스,기술,자본,전문지식등의 유입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개발도상국에 위협이 아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답의 일부였던 셈이다.

    결국 WTO의 합의내용은 하룻밤사이에 변하지 않는,투자를 결정하고 거래를 할 수 있는 확실한 보장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정책의 불확실성만큼 투자를 냉각시키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서비스분야 협상의 핵심은 금융기관의 설립과 운영의 자유화다.

    그리고 금융시장에 대한 추가적인 자유화 요구는 지속될 것이다.

    통신과 정보 기술발전은 금융서비스 거래방식에 근본적 변화를 야기시켜 국가간 금융거래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금융서비스의 추가적 자유화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속적인 국제간 대화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국제금융시스템의 신뢰성및 안정성 확보도 성공적 협상의 선행조건이다.

    금융시스템의 신뢰성과 안정성은 무역시스템의 개방에도 필수요건이다.

    정리=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

    ◇이 내용은 마이크 무어 WTO사무총장이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에서 행한 연설을 요약한 것이다.

    ADVERTISEMENT

    1. 1

      [한경에세이]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하는 까닭

      매년 말이면 우리 회사는 전 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송년의 밤’을 연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구성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다음 해를 관통할 메시지를 공유하는 시간이다.올해 필자가 선택한 슬로건은 ‘Keep Calm, Move Forward’다.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일수록 흔들리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지만 결정과 실행까지 멈춰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차분함은 정체가 아니고 전진은 성급함과 다르다. 평정심을 유지하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문장은 곧 경영 현장에서 몇 가지 질문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제때 움직이고 있는가. 내 판단의 리듬만큼 상대의 일정과 흐름 역시 존중하고 있는가. 시장과 기술 변화에 우리의 결정과 실행은 제대로 호흡하고 있는가.경영 현장에서 분명히 체감하게 된 사실이 있다. 내 시간만큼이나 파트너의 시간 또한 동일한 가치로 다뤄져야 한다. 결정을 미루고 실행을 늦추는 일은 개인 성향이나 조직 문화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 이는 곧 비효율로 이어지고 경쟁력 약화로 직결된다. 글로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이 원칙은 계약 단계부터 분명하다. 계약서에 자주 등장하는 ‘Time is of the Essence’라는 문구는 일정 준수가 핵심임을 뜻한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순간 신뢰가 먼저 흔들린다.패션산업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 또렷하다. 과거에는 반기별 시즌 캘린더를 기준으로 해 긴 호흡으로 움직였다. 이제는 트렌드 확산과 소비자 반응이 실시간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기획·생산·납기까지 전 과정은 압축됐고, 한 시즌 중에도 여러 차례 조정이 이뤄진다. 중요한 것은 빠른 움

    2. 2

      [기고] 韓 경제영토 넓힐 통상 전략 필요하다

      현대 축구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전술가로 꼽히는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은 승리의 핵심으로 ‘공간의 점유’를 강조한다. 그는 윙어를 좌우로 넓게 배치해 상대 수비를 벌리고, 그 틈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낸다. 과르디올라에게 축구는 공을 주고받는 게임이 아니라 활용 가능한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상대의 압박을 무력화하는 전략의 예술이다.이 전술적 통찰은 오늘날 보호무역주의라는 냉혹한 경기장에 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 무역 질서는 효율 중심에서 안보를 중시하는 ‘지정학적 파편화(geopolitical fragmentation)’의 흐름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정치적으로 가까운 국가와의 프렌드쇼어링 무역 비중은 2021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확대된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이런 흐름이 구조적 변화로 굳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자국 우선주의라는 수비벽이 높아질수록 우리 기업이 뛸 공간은 점점 좁아진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경직된 질서를 흔들어 놓을 ‘공간’의 재확보다.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타결된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은 의미 있는 성과다. 브렉시트 이후 불확실성이 큰 영국 자동차 시장 진출 여건이 실질적으로 개선되고, 전문인력 비자 제도 정비로 초기 투자 기업의 안정적 사업 여건도 마련됐다. 또한 영국에서 인기 있는 K콘텐츠의 수출 활성화도 기대된다. 엄혹한 통상 환경에서 정부가 현장의 애로를 짚어낸 결과다. 연초 대통령의 중국 방문도 시의적절했다. 정상 간 교류를 통해 고위급 협력 채널을 다시 가동하고, 한·중 FTA 업그레이드를

    3. 3

      더 커진 인플레이션 우려…부동산·원자재 투자 고려할 만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주식과 채권시장을 순식간에 혼돈의 소용돌이에 빠뜨렸다. 이미 많은 투자자의 뇌리에서 당시 기억이 사라진 듯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올해 다시 투자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의 지속적 금리 인하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에 기반해 인플레이션 심화와 통화긴축 시나리오의 위험을 아직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시장의 이런 안일함은 값비싼 대가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우선 미국 경기는 지난해 3분기에도 4.3%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런 성장세는 올 상반기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임금 상승률은 여전히 높고, 가팔라지는 미국의 최근 외식비 상승 속도는 인플레이션 향방에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와 올해 확장적인 재정정책도 인플레이션 심화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섣부른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를 과열 국면으로 몰아가는 시나리오를 초래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높아진 원·달러 환율은 국내 인플레이션의 서곡일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심화하는 환경에선 대체로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자산 투자 성과가 좋다. 인플레이션 헤징(위험 회피)이 가능한 구조의 인프라 투자도 고려해야 한다. 원자재 투자도 효과적 헤징 수단으로 작동해 왔다. 금 가격은 작년 60% 정도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그 이상의 성과도 기대해볼 만하다.임태섭 경영학 박사·성균관대 SKK GSB 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