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나이를 조사해 보면 30대가 40∼50대 중년 못지않다.

30대가 거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30대인 데도 건강이 한창 때라고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제는 술을 먹으면 잘 취해요'',''술이 쉽게 깨지 않고 오래 가요'',''옛날에는 며칠 밤을 새워도 까딱없었는데 요즘은 하루만 잠을 못 자도 맥을 못춰요'',''몸이 점점 허약해지는 느낌이 들고 어딘가에 병이 생긴 것 같아요''라고 호소한다.

공통점은 몸이 예전(20대) 같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검사해 보면 대부분 정상으로 판명난다.

그렇다면 이것은 엄살일까,20대 때의 왕성했던 시절에 대한 자격지심일까.

하지만 30대의 이런 반응은 적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의학적으로 인체는 30세 이후부터 노화가 진행된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매년 0.9%씩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30대 운동선수를 보고 ''전성기가 지났다''고 표현하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30대로 접어들기 시작하면 건강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마냥 20대가 아니다.

따지고 보면 만병의 근원이 이때부터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대에는 20대보다 훨씬 심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회에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치르기 때문이다.

배우자와 자식에 대한 책임감도 막중하다.

그러나 대개 건강관리에는 허술하고 수시로 술을 마셔야 하며 담배도 피하기 어렵다.

피로의 90%가 바로 이런 과로와 스트레스 과음 흡연 등 잘못된 생활습관에 의한 것이다.

지속적인 피로감이 느껴지면 병원을 찾아 진찰과 검사를 해 봐야 한다.

''이상이 없다''는 판명을 받는다면 오진이 아닌가 하는 의심스러운 마음으로 고개를 갸웃거리기보다 당장 체력관리에 힘써야 한다.

일부에서는 성장호르몬이나 멜라토닌으로 이를 커버하려고 하지만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잠재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

과로 스트레스 술 담배 등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고 식사습관과 생활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력도 길러야 한다.

60세가 되어 가뿐하게 계단을 오르내리느냐,아니면 숨가쁘게 오르내리느냐 하는 것은 운동능력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운동은 ''성공적인 노화''의 열쇠다.

동맥경화를 방지하고 비만을 조절하며 당분대사를 도와 당뇨병 발병을 억제한다.

적절한 운동은 나이가 들어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 진행을 막아주고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같은 노동에도 피로감을 덜 느끼게 해 준다.

정신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불안증과 우울증이 감소하고 자신감을 얻게 된다.

체내에 엔돌핀이 돌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운동은 유산소운동과 무산소근력증강운동을 조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운동강도는 분당 최대 맥박수(2백20~자신의 나이)의 60∼85% 수준이 좋다.

운동하면서 가볍게 말할 수 있는 정도다.

하루 5분 정도의 워밍업,20분 본격 운동,5분 마무리운동의 방법이 좋다.

운동을 하다 중도에 포기하는 가장 많은 원인은 갑작스레 운동을 심하게 해 오히려 피로를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리하지 말고 서너달 동안 운동시간을 서서히 늘리면 운동을 습관화할 수 있다.

<도움말 주신 분=조정진 한림대 성심병원(안양시 평촌) 가정의학과 교수>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