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하반기 경제전망은 여러모로 관심을 끈다.

경기 급랭 가능성에 대한 민간 연구소들의 우려가 잇달았던 터여서 더욱 그렇다.

하반기중 7%의 성장율을 보여 올해 전체적으로는 8.9%대의 비교적 높은 성장율을 보일 것이라는 것이 한은의 예측이고 보면 그리 우려할 일은 아니라 하겠으나 지난해 하반기 12.9%, 올 상반기 10.9%의 두자리 성장세에 비기면 경기는 전체적으로 하강국면에 들어선 것이 분명하다고 본다.

문제는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데 반해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오히려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6월중 수입원유 가격이 전년동기 대비 79%나 뛰어 오르는 등 우리의 통제 밖에 있는 대외요인들이 생산자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원가비용 측면에서의 물가불안을 높여놓고 있는 점은 물가와 동시에 기업 경영수지를 압박한다는 측면에서도 적지않은 걱정거리다.

4,5월 두달동안 내림세를 보였던 공산품 가격이 6월 한달동안 0.8%나 뛰어오른 것이 바로 그런 대목들이다.

식품이나 석유관련 가격변수를 제외한 근원(core)인플레 상승율이 소비자 물가상승율(2.8%)과 별차이가 없는 2.5% 증가로 예상되는 것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국내 원가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의 독자적인 물가관리가 그만큼 어려다는 것을 설명해준다고도 하겠다.

물론 하반기부터 완연한 고물가 시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은 아직은 성급한 주장이라고 본다.

그러나 6월 물가 동향부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을 보여주고 있어 하반기 소비자 물가가 한은의 전망대로 2.8% 상승에 그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더욱이 금융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풀려나간 풍부한 시중 부동자금은 총수요 측면에서의 인플레를 촉발할 가능성도 크게 높여놓고 있다.

시중 자금의 향방에 따라 부동산 가격 상승등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한은 예측에 따르더라도 상반기 1.5%증가에 그쳤던 소비자 물가 상승율이 하반기중에는 이보다 1.3%포인트나 높아질 것이 분명한 터여서 미리부터 신중한 물가관리 대책이 요망되는 시점이다.

이미 지난 6월만 하더라도 월간으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0.5%의 물가상승율을 기록했고 6월 물가를 끌어올린 요인들이 전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하반기 물가불안이 기우로만 끝나지 않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은게 사실이다.

물가당국은 금융불안에 이어 물가까지 불안해지지 않도록 지금부터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