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앞두고 금융은 엄청난 변화와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새로운 금융변화의 물결속에서 우리의 금융산업, 그 현실은 어떠하며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금융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 금융은 종래 실물경제의 수요를 추종(demand following) 하기보다
실물경제의 발전을 앞지르고 선도하는 적극적인 공급선도형(supply leading)
으로 바뀌고 있다.

금융은 안정보다는 혁신과 경쟁으로 가득찬 경제의 중심지이며 21세기
산업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첨단 지식정보산업이다.

둘째, 정보통신기술(IT) 혁명에 따른 금융의 디지털화다.

경영정보 딜링이나 트레이딩, 수익 및 위험관리 등의 전산처리로 종합금융
이나 맞춤금융(private banking)이 크게 진전되고 있다.

전자화폐나 인터넷을 통한 전자금융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셋째, 금융의 글로벌화 현상이다.

무역거래보다 금융외환거래가 급증하고 그 규모도 50배 이상 크다.

국제금융거래는 주식 채권 직접투자 파생금융상품 등으로 다양화되고
국제금융시장은 점차 동조화.통합화되고 있다.

끝으로 규제완화와 고객욕구의 다양화로 금융혁신과 무한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금리 환율 수수료가 자유화되고 그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

금융의 증권화와 겸업화가 일반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대기업 중심의 기업금융은 줄어들고 투자은행업무, 중소기업.
벤처금융, 뮤추얼펀드, 연금기금, 파생금융상품 등 새 업무가 번성하고 있다.

대형인수합병(Mega M&A) 등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혁신 노력이 필사적
이다.

더구나 지난 97년 경제위기로 최근 우리 금융산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은행 종금사 등 2백60여개의 금융기관이 사라지고 은행직원의 30%이상이
퇴출되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었다.

부실채권 정리에 64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여신심사 <>위험관리 <>회계제도 <>경영 및 지배구조 등 구제기준이
수용됐다.

금융규제가 완화되고 대외거래도 대부분 개방됐다.

그러나 우리 금융산업은 아직도 금융시스템이 낙후되고 불안정하며
국제경쟁력이 턱없이 떨어진다.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높아졌으나 수익률은 여전히 낮다.

여신심사 위험관리 등 선진금융기법이 도입됐으나 아직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경쟁은 심해지고 유수한 외국 금융기관이 몰려오는데 우리 금융기관은
부실채권과 기업구조조정에 얽매여 경쟁력을 높이는 일엔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이제 21세기 금융산업의 미래와 선진경제의 달성을 위해 금융산업의 경쟁력
을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

우선 정부가 경제의 안정성장을 도모하고 정책이나 제도 등을 선진화함은
물론 금융시장기능과 금융인의 창의성이 발휘되도록 공정경쟁 여건을 조성
하는데 힘써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힘이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

"금융시장 곳곳에 정부의 손길만 보일 뿐 금융인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는 얘기는 새겨들을 만하다.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경영환경변화에 대응한 금융인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경영혁신 없이는 기대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경영혁신이 가능한 여건도, 노력도 크게 부족한 현실
이다.

GE의 잭 웰치 회장은 "GE 직원들은 끝도 바닥도 없는 대양과 같은 창의성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제 금융인들이 꿈과 열정을 갖고 21세기 금융의 미래를 위해 내부 경영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비전과 능력있는 경영층에 의해 합리적인 비전과
혁신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수익성있는 핵심사업에 집중하고 수익성과 위험관리를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며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만족 경영을 실현해야
한다.

둘째, IT능력 확충과 업무프로세스의 혁신이 필요하다.

사이버 금융추세에 맞게 금융정보가 경영자 직원 고객이 공유할 수 있도록
"클라이언트 서버" 전산시스템의 구축 등 IT능력 제고가 필수적이다.

셋째, 경영혁신과 지식경영을 위한 인적자본관리가 중요하다.

피터 드러커의 지적처럼 기업의 미래는 지식경영능력에 좌우된다.

금융기관의 경쟁력은 최고의 지식근로자를 확보해 생산성을 높이는데
달려있다.

그러기 위해선 근로자를 미래의 경영 파트너로 인식하고 인사 보수 성과체계
를 합리화하고 교육 훈련 등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사기진작과 동기유발이
필요하다.

근로자가 학습하고 토론하며 창의적이고 최고의 것을 찾아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조직문화가 변해야 한다.

신호주 < 산업은행 감사 shj@kd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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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밴더빌트대 경제학석사
<>행시 12회
<>재무부 홍콩 재경관
<>재정경제부 국장
<>저서:증권시장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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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