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 < 자유기업센터 소장 >

지난주의 중요 사건은 "일부 한국인의 남의 몫 빼앗기"와 관련된 것이다.

노조전임자와 관련된 제도를 은근 슬쩍 의원입법 형식으로 처리하려고 한
데서 문제가 복잡하게 꼬이게 된다.

지난 12월6일자 한국경제신문은 3면에 재계 "정치선언"으로 본 노사관계라는
특집을 시작으로 이 문제에 관한 몇몇 칼럼과 논설 등을 다루었다.

며칠 전 모방송국의 토론에서는 예상치 않은 결과가 나왔다.

압도적인 숫자로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조항의 존속을 주장하는 의견이
우세했다.

물론 시청자의 반응이 바뀔 수도 있다고 보면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노조전임자 문제와 관련해서 정부가 목소리 큰
사람의 주장만 귀를 기울이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침묵하는 다수는 원리와 원칙이 당리당략과 사리사욕에 따라서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음과 이것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서 행정부의
결단을 촉구할 수 있다.

노조전임자 문제가 허물어지는 것을 보면서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이룬 것이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원화의 이례적인 약세, 금리 부담의 완화 그리고 인건비 부담의 경감 등으로
기업은 상당한 이익을 남겼다.

이 가운데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취한 것은 상대적으로 작다.

행운과 외부의 도움이라는 버팀목이 사라졌을 때 우리 경제는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까.

다시 한번 노조전임자 문제를 원칙이란 측면에서 조명해야 한다.

이익을 위해 뛰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회비로서 지원되어야 마땅하면 "일하지
않는 사람들은 먹지도 말라"는 황금률은 언제 어디서나 진리로 통한다.

그리고 우리들은 노조운동이 본업이 소수의 이익과 대다수 일반 근로자의
이익과는 일치하지 않음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한편 다소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긴 하지만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는 큰
의미가 있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다음 이뤄진 여러 경제정책 가운데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급속한 성장에는 명암이 있게 마련이다.

장기적으로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와 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일은
악화와 양화를 구분하는 일이다.

금요일(10일)자 한경은 1면 톱 기사로 "코스닥등록에만 혈안, 무늬만 벤처
66%활개"라는 기사를 게재하였다.

중소기업청의 벤처기업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심층 분석기사를 실었다.

"중병걸린 벤처정책 실태 긴급진단"이란 제목하에 부작용을 낳는 벤처정책의
실상을 파헤쳤다.

대부분의 벤처 관련기사가 변별력이 부족한 독자들을 당혹하게 하는 실정임
을 고려하면 한경의 비판 기사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명암을 함께 다루는 균형된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같은 날자에 일부 고위 정책입안자들의 최근 발언이 환율에 어떤
충격을 주고 있는가를 다루고 있다.

"환투기에 놀아난 환율정책"이란 제목으로 정부의 주요 정책입안자들의
발언록을 하나의 표로 정리하여 제시함과 아울러 그 의미와 부작용을 아울러
지적했다.

고위 공직자의 발언은 신중해야 한다.

특히 금리나 환율 등과 같이 전문적이고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주무 부처의 장이 아니면 공식적인 자리에서 언급을 하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주무부처의 장이 아닌 고위 공직자들이 민감한 주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발언함으로써 개인적으로 설화를 입을 뿐만 아니라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10일자 한경의 지적은 시의적절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같은 기사는 더욱 늘어나야 한다.

이런 기사들이 지속적으로 나온다면 고위 공직자들의 발언은 좀더 신중해
지고 무게를 갖게 될 것이다.

그만큼 시장에 파장을 일으킬만한 발언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대우자동차 처리가 거의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독주하던 GM에 예상하지 못한 복병이 나타나면서 혼선을 빚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무게중심은 일단 GM으로 넘어가고 있는데 한번 정도 GM과 같은 외자계
기업이 인수할 경우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차분히 따져보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10일자 한경은 "GM 대우자동차 수의계약 요구"라는 기사를 싣고 있다.

이 기사는 일부 국내 기업들의 반응도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대우자동차
처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자동차 산업과 한국경제라는 시각에서 엄밀하게
검토하여 결정할 사항이다.

이번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느냐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여력과 의사가 있는 국내 기업들은 없는지 행여나 그들에게 역차별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GM의 인수가 최선책인지를 짚어봐야 할 것이다.

9일자 기획취재도 돋보였다.

기대속에 출범한 민자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의 현실을 다루고 있다.

출범때부터 특혜 시비를 우려한 나머지 지나치게 몸을 사린 정책 때문에
성공여부가 아주 불투명하였다.

매일매일에 매달릴 정도로 속도가 중요한 세상이기 때문에 민자SOC 부분은
우리들의 관심에서 거의 벗어나 있었다.

중요하지만 아무도 챙기지 않는 주제를 발굴해서 주의를 환기하고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것도 신문의 주요한 기능이다.

오랫동안 한경의 독서란은 비즈니스맨들에게 훌륭한 가이드 역할을 해 왔다.

9일자 독서란은 두면에 걸쳐서 "새시대 경제흐름의 변화"라는 제목하에
올해의 작품 가운데서 비즈니스맨들에게 권하고 싶은 5권의 소개를 한데
묶어 소개했다.

그밖에 <>밀레니엄.미래학 <>인터넷 비즈니스 <>주식.재테크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서 대표적인 최근작을 정리한 것도 독자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것이다.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임을 고려하면 독서란이 비즈니스맨들에게
가이드 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지식 충전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고려하면
독서란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독자들을 끌어들이는데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연말 읽을 만한 책 1백선"이란 제목 하에 분야별로 책을 정리하여
제시한 것은 시기나 기획 아이디어란 면에서 압권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유익하게 두고두고 참조할 수 있었을 것이다.

< www.gong.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