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O다.
그는 현대전자 메모리 반도체 연구소장으로서 시장의 변화추세를 잘 읽고
적절한 제품을 개발, 히트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달 세계 처음으로 양산에 들어간 DDR(Double data rate) SD램은 그의
예견력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이 제품은 개발초기만 해도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97년 개발 당시 차세대 초고속 반도체는 미국 램버스사에서 개발한 램버스
D램이 될 것으로 대부분 예상했다.
회사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달랐다.
램버스 D램은 생산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싱크로너스 D램 후속제품으로 바로
채용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 과감히 DDR SD램에 투자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의 예상은 적중, 최근 DDR SD램은 인기리에 팔려 월 50만개씩 생산되고
있다.
JEDEC(세계반도체 표준기구)도 현대 제품을 세계 표준으로 채택했다.
그래픽 램 역시 그의 수요예측력이 빛나는 제품이다.
그래픽 램은 몇년 전만 하더라도 시장이 매우 작았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PC업체들이 일반 메모리와는 별도로 용량을 설계할
정도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올들어 8천만달러어치를 수출, 그래픽램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를 기록한
현대는 내년 수출을 4억달러 이상으로 점치고 있다.
김 부사장은 현대전자의 반도체생산기술을 발전시키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그가 현대에 몸담은 것은 지난 87년.
미국 AT&T 벨 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던 그는 당시 현대전자에 기술담당
이사로 영입됐다.
그때만 해도 현대는 생산성이 낮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그 원인이 독자기술이 부족한데 있다고 봤다.
이에따라 현장 기술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자체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그의 꾸준한 노력이 주효하면서 현대는 88년 창사 5년만에 첫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
그는 4메가D램을 생산하면서 연구개발인력과 생산기술인력으로 기술이전팀을
구성해 활용하는 방식을 썼다.
이로써 생산성을 세계정상급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5월 미국 유진 반도체 공장 건설업무를 마친후 가족들을
남겨두고 혼자 귀국했다.
현재 이천 공장내 영빈관에서 기거하면서 거의 모든 시간을 연구원들과
함께 보내고 있다.
직원들을 대할 때 스스럼 없는 인간미,40대 연구소장으로서 신세대적인
자유로움이 주위에서 말하는 그의 장점이다.
그는 지난 10월 전자산업의 날 기념식에서 한국반도체 기술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 김세정 부사장 약력 ]
<> 50년 서울 출생
<> 69년 경복고
<> 73년 연세대 전기공학과
<> 81년 미국 미시간대 전자공학박사
<> 82년 미국 AT&T 벨 연구소
<> 87년 현대전자 반도체 생산본부 기술담당 이사
<> 90년 현대전자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 담당(상무)
<> 96년 현대전자 미국 오레곤 유진공장 및 영국 스코틀랜드 공장
건설사업추진팀장(전무)
<> 97년 현대전자 메모리개발 연구소장
<> 99년 메모리연구소 부사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