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증시는 기술주의 혼조 속에서 통신및 금융주가 막판 대약진을
한데 힘입어 상승 대세를 이어갔다.

미국 최대 증권회사인 메릴린치의 주가가 주말인 12일 하룻동안 10% 가까이
치솟은 것을 비롯, 다우존스지수 구성 종목인 JP모건과 시티그룹,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등 대형 금융주들이 일제히 큰 폭의 상승세를 탔다.

체이스맨해튼은행, 모건스탠리딘위터등도 금융주 상승 무드를 이끌었다.

지난주 제조업주들의 전반적인 부진속에서 제너럴일렉트릭(GE)이 소폭(1.2%)
이나마 상승세를 보인 것 역시 금융자회사인 GE캐피털의 영업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주들은 주 후반까지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으나 12일 빌 클린턴
대통령이 금융개혁법안에 서명한 것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일거에 분위기를
반전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서명에 따라 지난 33년 제정된 이래 금융계를 속박해온
글래스-스티걸법이 해체의 길을 걷게 된 데 대한 향후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이다.

이 법이 개정됨에 따라 이업종 금융기관들간의 합병등 제휴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전망이다.

이는 관련 금융주들에는 호재로 연결된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온라인 증권회사인 찰스슈왑의 주가가 주말 하룻동안
10%이상 폭등하고 e트레이드 아메리트레이드 등 사이버 금융회사들의 주가가
크게 솟구쳤다.

이에 비해 최근 미 증시를 견인해 온 기술주들은 종목별로 부침이 엇갈렸다.

특히 나스닥의 선도주식이었던 인텔이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즈(AMD)
등 동종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에 휘말려 고전할 것이라는 증권계 전망에
따라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반도체 종목의 전반적인 내림세를 부추겼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텍사스인스트루먼츠등 간판 반도체 업체들이
일체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또 대표적인 컴퓨터 종목인 델 컴퓨터도 한주일 전체로는 소폭 상승했으나
주말들어 내림세를 타면서 관련 종목들의 동반 약세를 이끌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첨단 기술주들의 분위기를 북돋은 것은 통신 기술회사
인 퀄컴의 연이은 대약진이었다.

무선전화기술 개발업체인 퀄컴은 JP모건등 증권회사들로부터 매수추천 종목
1~2위에 랭크된데 힘입어 주말 하루에만 32.5달러(9%) 오르는 괴력을 발휘
했다.

이에 힘입어 12일 장중 한 때 72포인트가 곤두박질했던 첨단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이날 23.86포인트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전체로는 3.8%가 올랐다.

이로써 나스닥 지수는 최근 11일간의 거래일 동안 10일동안 사상 최고치를
거푸 경신하는 등 상승가도를 질주했다.

올들어 지난 12일까지의 나스닥 지수 상승률은 46.9%에 달한다.

다우존스 지수도 금융주들의 분발덕분에 지난 한주일 동안 0.6% 상승했다.

12일의 종가(10,769.32)는 지난 9월20일 이후 근 두달만의 최고치이다.

S&P500지수도 지난주 1.9% 오르는등 미국 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다같이
상승세를 보였다.

이런 상승세가 이번주에도 지속될지는 16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의 금리인상 여부에 달려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주 노동부가 발표한 생산성및 고용비용지수의 호조에 힘입어 인플레
우려가 한풀 꺽인만큼 미 통화당국이 금리를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
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가 기대이상으로 좋아 이를 누그러뜨리기위해서는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강하다.

"뚜껑"이 어떻게 열릴 것인지는 월가는 물론 전세계 금융계의 초미의 관심
거리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