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결과의 확대해석도 일반인들이 조사결과를 대할 때 경계해야 할 사항
이다.
길에서 인터뷰한 사람들의 의견이 전체 시민의 의견인 양 해석하는 것이
확대해석이다.
일부 대학생들의 투표성향을 조사한 결과가 전체 20대 유권자의 투표성향
으로 해석되면 잘못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확대해석의 논리적인 결함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서 세심한 주의를 하지 않으면 설득당하기 쉽다.
우리가 잘 아는 속담을 예로 들어 보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다.
어려운 역경에서도 최선을 다하면 헤쳐 나갈 길이 있으니 낙담하지 말고
노력하라는 의미다.
그러나 표본조사 측면에서 보면 명백한 확대해석의 오류이다.
호랑이에게 물려갔다가 살아온 사람중에는 정신을 차려서 살아온 사람
(호랑이가 한눈을 파는 사이에 도망옴)과 정신을 차리지 못했었지만 살아온
사람(물려갔다가 깨어나 보니 숲속에 버려져 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호랑이에게 물려갔을 때 정신을 차렸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게도
호랑이 밥이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므로 정신차렸지만 죽고 말았다고 증언해 줄 수
없다.
그러므로 올바른 표현은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살아온 사람이 있다" 혹은
"살아온 사람중에는 정신을 차렸던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다"일 것이다.
미국에서 발표된 한 조사결과다.
이혼과 교회 예배여부와의 관계에 대한 조사였는데 결과는 이혼소송중인
부부의 95%가 부부중 한사람 혹은 모두가 교회에 정기적으로 가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결과를 인용한 한 신문기사는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결혼생활을
계속 유지한다"라고 결론을 맺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결론은 명백한 확대해석이다.
이 수치는 이혼소송중인 부부중에는 비신자가 많다는 것 뿐이다.
그러므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부부중 신자의 비율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김진호 < 국방대학원 교수 gemkim@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