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규칙은 얼핏 보면 복잡하기 그지없는 듯하다.

세부항목이 에티켓-용어의 정의-플레이규칙-부칙 등으로 나뉘어 있고
플레이규칙만도 34조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퍼들이 자주 맞닥뜨리는 상황은 몇가지로 요약된다.

골퍼들은 그 부분만 꿰뚫고 있어도 몰라 손해를 보거나 동반자들과 입씨름
하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

골퍼들이 헷갈리기 쉬운 것, 알아두면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규칙
10가지를 간추린다.

<> OB는 몇벌타인가

"OB는 2벌타"로 아는 골퍼들이 많다.

그렇지 않다.

분명히 1벌타다.

1벌타를 받은후 원위치(OB를 내게끔 샷을 한 장소)에서 다시 쳐야 한다.

국내골프장에는 "OB티"가 있다.

OB가 나면 원위치에서 치는 것이 아니라 나가서 치도록 하는 장소다.

드라이버샷이 OB가 나서 OB티에 가서 치는 볼은 4타째가 된다.

1타수만큼 전진해 치기 때문.

OB가 2벌타로 오해되는 까닭이 여기 있다.


<> 벙커내 발자국 고를수 있는가

골퍼들이 가끔 문의해오는 내용이다.

그들은 규칙이 바뀌었거나 바뀔 예정이 아니냐며 그럴듯한 설명까지
덧붙인다.

벙커내 발자국에 볼이 놓일 경우 발자국을 고를수 없다.

만약 모래를 평평하게 한뒤 볼을 놓고 샷을 하면 "해저드 상태테스트" 또는
"라이개선"으로 2벌타를 받는다.

규칙이 바뀌거나 바뀔 가능성은 현재로선 전혀 없다.


<> 고무래에 볼이 걸리면?

볼이 벙커 고무래에 걸릴 경우 어찌할줄 몰라 당황하는 골퍼들이 있다.

심지어 고무래를 치웠을때 볼이 벙커로 굴러가면 벙커샷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규칙을 몰라 손해봐서야 되겠는가.

고무래는 인공장애물이다.

볼이 장애물에 걸려있으면 장애물을 치우거나 구제받을수 있다.

이 경우 고무래를 먼저 치울수 있다.

볼이 안 움직이면 그대로 치고 움직여 내려갈 경우 볼을 집어들어 원위치에
놓고 치면 된다.


<> 도저히 벙커샷을 할 수 없는 경우

신설골프장일수록 난이도가 높다.

벙커턱도 1m이상으로 높다.

은화삼CC 16번홀 그린전면 벙커가 좋은 예다.

깎아지른듯한 벙커턱 밑에 볼이 멈춰 있는데도 계속 벙커샷을 고집하는
골퍼가 많다.

방법이 있다.

언플레이어블(1벌타)을 선언한뒤 종전 샷을 했던 곳으로 되돌아가 다시 샷을
하는 것이다.

국내골프장 사정상 종전 지점까지 되돌아간다는 것이 무리일수도 있으나
이 경우만큼은 뛰어서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결과면에서
나을 것이다.


<> 워터해저드를 지나 드롭해도 되는가

볼이 워터해저드에 빠질 경우 1벌타를 받고 워터해저드를 지나 그린쪽에
드롭하고 치는 골퍼들이 많다.

로컬룰로 "드롭존"이 설정돼 있을 경우에는 그래도 상관없다.

하지만 규칙에는 엄연히 워터해저드 후방(티잉그라운드쪽)에 드롭하도록
돼있다.

정확히 볼이 최후로 워터해저드로 넘어간 지점과 홀을 연결하는 직선상
후방이다.

단 빨간 말뚝이라면 최후로 넘어간 지점에서 2클럽 길이 이내에 드롭할 수
있다.


<> 드롭한 볼이 자꾸 굴러갈때

구제를 받거나 언플레이어블 등을 선언한뒤 경사지에서 드롭할 경우가 있다.

당연히 볼은 낮은 곳으로 굴러가버린다.

이 때 몇번이고 드롭하는 골퍼가 있는가 하면 굴러가 최종적으로 멈춘
곳에서 샷을 하는 골퍼도 있다.

드롭은 두번까지만 허용된다.

두번째 드롭한 볼도 규정(한 클럽 또는 두 클럽길이 이내)을 벗어나면
드롭후 볼이 처음 지면에 닿은 지점에 놓고 샷을 하면 된다.


<> 구제받을때 정확한 드롭장소는

수리지.장애물 등 때문에 구제받을 경우 볼로부터 1클럽길이 이내에
드롭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골퍼들이 많다.

그렇지 않다.

이 경우에는 따로 "기점"이 있다.

이 기점으로부터 1클럽 길이 이내에 드롭해야 한다.

기점은 1장애물을 피하며 2홀에 가깝지 않고 3볼이 있던 곳과 가장 가까운
지점이다.

세 요건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지점이 있게 마련이다.

그것이 기점이 된다.


<> 잠정구를 친뒤 원구를 찾았을때

티샷이 OB 또는 분실염려가 있어 잠정구를 친뒤 원구와 잠정구의 낙하지점
으로 갔다.

원구가 안보여 잠정구로 플레이를 속개하다가 원구를 발견했다.

어느 볼이 인플레이볼인가.

논란이 많은 부분이다.

이 경우 "원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이 핵심이다.

이 지점을 기준으로 티잉그라운드쪽에서 잠정구를 쳤으면 나중에 발견된
원구가 인플레이볼이 되지만, 그린쪽에서 잠정구를 쳤으면 원구를 발견해도
잠정구가 인플레이볼이 된다.


<> 그린밖에서 친 볼이 그린위 볼을 맞혔을때

자주 벌어지는 상황이다.

일행 모두가 충돌광경을 보지 않았으면 어쩔수 없으나 뻔히 보았다면 문제가
된다.

이 경우 그린밖에서 친 볼(A)은 최종적으로 멈춘 곳에서 플레이한다.

이미 온그린된 볼(B)은 원위치에 갖다놓아야 한다.

따라서 A와 B가 부딪친후 A가 컵속에 들어가면 홀인으로 인정하나 B가
들어가면 인정되지 않는다.


<> 볼이 인접해 칠 수 없는 경우

페어웨이나 벙커에서 두 사람의 볼이 인접해 있을 수 있다.

동반자볼이 집중을 흩뜨릴수 있고 샷에 방해가 될 것같은 상황.

이러면 먼저 칠 골퍼가 동반자에게 볼을 들어올리도록 할수 있다.

그린이 아니더라도 마크를 요구할수 있는 것.

그린주변에서 어프로치샷을 하는데 동반자의 볼이 플레이선상의 그린에지에
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몰라서 피해를 본다면 억울하지 않은가.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