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그라운드를 가르는 백구의 비상.

요즘 우리 주변에서 야구 마니아를 보게 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특히 국내에 프로야구가 도입된 이후 더욱 그렇다.

초등생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국민 대부분 각자 좋아하는 구단과 응원하는 선수가 있을 정도로 야구에
대한 저변이 대폭 확대된 때문이다.

"위기 뒤에 찬스가 온다" 바로 야구에서 보게 되는 현상이다.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그 뒤에 실점하고 마는 것이 야구다.

그래서 흔히들 야구를 인생에 비유한다.

이런 야구의 묘미와 열정을 직접 몸으로 겪기 위해 모인 이들이 바로
"조흥은행 야구동호회" 회원들이다.

조흥은행 야구동호회는 지난 96년 불과 15명으로 시작했다.

또 마땅한 연습장소도 없어 한강고수부지, 대학운동장 등을 전전했다.

여기다가 회원들의 실력도 변변치 못해 다른팀과 경기를 했다하면 지던
우리였다.

그러나 질 수록 우리 회원들의 오기는 더해 갔다.

한겨울 영하 10도의 한파도 아랑곳 않고 108개의 실밥으로 만들어진 야구공
을 던지고 때렸다.

이같이 뜨거운 담금질끝에 조흥은행의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게 됐다.

다이아몬드에 선 우리의 모습은 어느 프로구단 못지 않게 당당했다.

야구동호회의 이같은 열성은 사내 통신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알려졌다.

그러자 회원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지금은 무려 63명을 헤아리게
됐다.

실력 또한 일취월장했다.

지난 97년 "전국 사회인 야구대회 자이언트리그" 4강에까지 오른 것이다.

그후에도 회사측의 전폭적인 지원과 직원들의 동참이 이어져 동호회 활동은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경기가 없는 일요일이면 전용 구장격인 대방동 소재 강남중학교 운동장에서
연습한다.

올들어 2개 지방은행과의 합병으로 우리들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호남지역 동호회"외에 충북과 강원지역에도
야구동호회가 생기게 된 것이다.

내년에는 전국에 있는 조흥은행 지역팀들을 서울로 초청 "야구 한마당"을
펼쳐 볼 계획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