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증권 환매를 허용한 후 단기적으로 투신사들의 주식매수여력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주식형수익증권으로의 신규자금 유입이 주춤해지고 있는데다 환매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보유 비중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투신사들은 3천1백48억원어치의 주식을
팔고 1천9백69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수, 1천1백79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투신권이 하루만에 1천1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처분한 것은 지난 2일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최대악재였던 대우그룹 구조조정문제가 급진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신권이 주식매도에 나서는 갑작스런 수익증권 환매허용 조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환매가 한꺼번에 몰리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현금보유 확대차원에서
주식을 처분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시장상황으로 볼 때 지금이 매수타이밍이라고
생각되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매수에 나서기는 커녕 오히려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한국투신 대한투신 현대투신운용등 그동안 주식매수에 적극적이었던
대형 투신사들이 극도의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최대문 현대투신운용이사는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증시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신중한 자제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격적으로 주식매수에 나섰던 대한투신도 갑작스런 환매허용 조치에
따라 매수규모를 대폭 줄였다.

대우그룹 채권및 CP의 보유비중이 높은 일부 신설 투신운용사들도 이날
현금확보를 위해 대량으로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신업계는 다음주초부터 시작되는 환매의 규모에 따라 시장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매규모가 미미할 경우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고 그에 따라 주가는 반등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 주가하락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