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4학년 졸업반 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은 뭐니뭐니 해도 취업문제.

여름방학이지만 취업준비를 위한 학생들로 대학 도서관은 여전히 붐빈다.

숙명여대 전산학과 96학번 박숙영(22)씨.

포켓볼과 스쿼시를 즐기는 전형적인 신세대 대학생이다.

요즘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거의 매일 학교를 찾고 있다.

하지만 그가 출근(?)하는 곳은 도서관이 아니다.

"방학동안 창업지원센터의 한 벤처기업에서 일하기로 했습니다. 강의실에서
배우는 것보다 훨씬 생생한 기술을 익힐 수 있어요"

박숙영씨는 숙대 창업동아리 회원.

매주 동아리 친구들과 주제발표 세미나를 하며 벤처창업을 공부해 왔다.

그런데 이론을 공부하면 할수록 현장학습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젊은 신세대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감각을 필요로 하는
벤처기업을 만났다.

인터넷 가격시스템을 개발하는 넷포유(대표 김소영)가 공동 프로젝트를
해보자는 제의를 한 것.

넷포유 직원 3명과 동아리학생 5명이 같이 인터넷 애완동물사이트를
만들기로 했다.

"함께 개발한다기보다 배운다는 것이 더 맞아요. 실무는 물론이고 열정적인
선배 창업가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걸 느끼고 있습니다"

박숙영씨가 벤처창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4학년이 되면서부터.

취업과 대학원 등 여러 진로에 대해 생각했다.

취업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처럼 어려운 상황이고 여대생에
대한 차별도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직장에 들어갔다가 실망하고 그만 둔 과선배들도 많이 만났다.

그는 지금 넷포유에서 홈페이지를 생동감있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나중엔 웹 프로그래밍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분야에도 도전해
볼 계획이라고 말한다.

요즘엔 데이트에도 관심없이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그는 언제쯤 창업할
목표를 갖고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기회가 되면 창업도 해보고 싶지만 못해도 상관없어요. 지금은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뿌듯하거든요. 하고 싶은 일을 실컷 할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것 아닌가요"

< 서욱진 기자 ventur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