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당국자들이 4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주목하는 또하나의 지표는 재고동향
이다.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는 데도 재고는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
이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상승국면에 들어서면 기업들은 재고투자를 늘리게 마련
이다.

늘어나는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번에는 곳곳에서 경기회복 지표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재고는 좀체
늘어나지 않고 있다.

4월중에도 재고지수는 99.6을 기록, 기준년도인 95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대해 강봉균 재경부장관도 통계청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면서 "도대체
재고가 왜 줄기만 하느냐"고 질문했다.

그 해답은 크게 두가지로 거론되고 있다.

첫째는 기업들이 아직도 경기회복을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쪽에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국의 위안화 절하 가능성 등이 최대의 복병
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금리인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들로서는 이런 상황에서는 섣불리 재고를 늘릴 수 없다.

자칫했다가는 또한차례의 위기를 맞게 된다.

재고를 늘리는 것은 그만큼 금융비용을 감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상황이 돌변해 경기가 하향국면으로 반전된다면 늘어난 재고만큼
고스란히 금융비용을 떠안게 된다.

재고가 늘어나지 않는 또하나의 이유로는 물류 및 유통 혁신이 꼽히고 있다.

판매시점관리(POS), 전사적 자원관리 등에 의해 적정재고 수준 자체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수요가 늘어날 경우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울러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의 확산도 굳이 재고를 쌓아둘 필요성을
줄여주고 있다.

전자상거래로 자재의 조달과 판매가 가능해져 재고관리 부담이 가벼워진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요인들을 감안할 때 산업활동동향상의 재고투자는 올 하반기
이후에나 이루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