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 일반적으로 출입에 쓰이는 구조물이다.

강희자전에서는 집 또는 방을 출입하기 위한 것을 지게문(호)이라하고,
문은 이 지게문이 두짝 붙은 형상으로 지게문이 커진 것을 뜻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예부터 문에다가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했다.

방의 안팎을 경계짓는 벽에 난 문을 방문이라 한다면 집의 안팎을 구획하는
담에 난 문은 대문이다.

방어적인 성격의 성곽에서는,그 안에는 동족이 있고 밖에는 적이나 이방인이
있는 것이다.

사찰과 같은 신앙의 상징을 두고 말할때는 문안쪽인 경내는 성역이며 그
밖은 속계이다.

문은 경계를 의미한다.

문은 통과의 의미도 갖고 있다.

등용문이나 관문이란 말은 이러한 의미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것이다.

요즈음같이 일자리 구하기가 힘든 때에는 "취직문"이 아주 좁다는 표현도
쓴다.

사찰 입구의 사천왕상도 그 통과의식을 형상화한 구체적 표상이라 할
수있다.

우리민족은 행복이나 귀신이 문을 통해 들어온다고 믿었다.

그래서 대문에 입춘방을 붙여 가화만복을 빌고, 처용의 그림을 붙여 역병을
막아달라고 기원했다.

상가에서 돌아오면 대문밖에서 소금을 뿌리고 들어오는 일이나, 출산때 금
줄을 대문에 매다는 풍속은 이러한 연유에서다.

고대 이집트나 앗시리아의 유적에 날개달린 용, 스핑크스, 기타 여러가지
괴물들이 있는데 이것들은 신성한 문을 지키는 "문의 보호자"를 상징한다고
한다.

바빌로니아 이스라엘 등지에서는 문지방에 자신들의 수호신들과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여기고 이곳을 재판의 판결장소로 택하기도 했다.

새천년준비위원회가 최근 새천년을 기념해 추진할 여러가지 사업계획을
내놓았다.

그중 서울 상암동 월드컵주경기장 남쪽에 1백년 걸려 "12대문"을 세운다는
사업이 화제다.

우리의 기복풍습에 내세에 이르는데 열두대문을 지난다는 믿음이 있다.

"평화와 행복의 12대문"이란 기원대로 새천년에는 한반도에 평화와 행복이
가득했으면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