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훈 < 대영 대표 >

항공기 조종술을 훈련하는 모의비행훈련장치를 시뮬레이터라고 한다.

시뮬레이터는 이륙과 상승 비행 하강 착륙 등 비행의 전과정을 실제 상황과
똑같이 경험할 수 있게 꾸며졌다.

최근에는 예기치 못한 극한상황에서 승무원들의 위기관리능력을 향상시키는
모의훈련도 개발되었다고 한다.

얼마전 거래처의 화재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하마터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사고였다.

피해현장을 살펴보던중 복구대책반원들의 대화를 본의아니게 흘려 들었다.

"위에서 복구작업을 서두르라고 다그치는데 빨리 끝낼 수 있어?"

"한두번 해보나요. 걱정 마세요"라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사전 예방훈련보다, 어떻게하면 단시간내에 원상복구하는가에
익숙해져 있다.

"설마 사고가 발생할까"라는 안이한 생각과 또 사고가 나면 "운수소관"으로
돌리는 안전불감증으로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

직장마다 모의 화재훈련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곳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비상연락망과 간단한 소화시설 등을 갖춘 수준이다.

사고를 수습할 땐 "땜질식 응급처방"으로 부실공사하기가 일쑤다.

얼마나 빨리 복구하느냐 하는 것으로 능력을 인정 받기 때문이다.

복구과정만이라도 체계적 진행과 완벽한 공사 및 철저한 기록관리를 하는
것이 절실하다.

또 안전훈련을 통한 예방조치와 구성원들의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는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가 발생하면 과학적 체계적 복구작업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완벽한 복구작업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보다 더 필요한 것은 우리의 잘못된 안전의식을 시급히 개선하는 일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