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강 "아마존".
지금은 디지털 광속경제혁명의 대명사로 떠오른 새로운 이름이다.
지난 95년 7월 미국 북서부 시애틀의 허름한 창고 한켠에서 7명의 개척자들
이 모여 차린 벤처기업이다.
사업은 인터넷을 통해 책을 파는 일.
지금은 전세계에서 8백여만명의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웹사이트
(www.amazon.com)를 통해 드나드는 서점이다.
4년도 안돼 세계최대의 서점으로 커버린 아마존을 시애틀의 다운타운에서
찾아 내기란 어렵다.
4층짜리 허름한 본사 건물에는 간판도 없다.
그저 현수막에 쓰여진 "amazon.com"이 2층 창문을 통해 흐릿하게 내비칠
뿐이다.
나머지 자산이라곤 컴퓨터 몇대와 두곳의 물류센터가 전부다.
매장은 말할 것도 없고 책을 꽂아 놓은 진열대도 없다.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35)는 원래 뉴욕 월가에서 헤지펀드
매니저로 일했었다.
인터넷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기회의 땅"에 주목한 그는 렌터카에 강아지
한마리를 태운채 시애틀로 향했다.
빌 게이츠가 일궈낸 마이크로소프트 왕국의 역사가 숨쉬는 이곳에서 그는
"사이버 기업"을 세운 것이다.
인터넷속 가상공간에 존재하는 아마존의 성장속도는 "신화적"이다.
이 회사 캐이 댄가드 이사는 "지난 4년동안 1백60여개국에서 8백여만명이
아마존에서 책을 사갔다"며 "이중 두번 이상 주문한 고객이 5백만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고객수는 지난해말의 4백50만명에서 3개월만에 2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아마존의 지난해 매출은 6억1천만달러.
매장 하나없이 컴퓨터 몇대만으로 20달러짜리 책을 하루에 8만2천권씩 판
셈이다.
97년의 1억4천8백만달러에 비해 4배가 넘는 규모다.
이 회사의 창업 다음해인 96년 매출은 겨우 1천5백70만달러였던 점을 감안
하면 수직상승이다.
아마존의 성장률은 미국 100대 기업중 2번째다.
97년 5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후 주가도 천정높은 줄 모르고
뛰었다.
현재 싯가총액은 2백13억달러선이다.
미국내 5백여곳에 대형 서점체인을 두고 있는 반스 앤 노블(22억달러)의
약 10배에 이른다.
아마존의 이같은 성공을 이끈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먼저 손꼽을수 있는 것은 "모든 책에 관한 풍부한 정보"다.
아마존에서 다루는 책은 3백만권을 넘는다.
반스 앤드 노블이 취급하는 책은 1백20만권 수준에 그친다.
아마존은 책의 목록만 인터넷에 올려 놓는게 아니다.
책의 내용요약 서평 저자와의 인터뷰까지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고객들이 서점에서 침을 뭍혀가며 책장을 넘겨보는 일을 컴퓨터 화면으로
대신해 준다.
출판사와 고객 사이의 정보 갭을 없애 책을 고르면서 고객이 갖는 궁금증과
불안을 덜어준다.
다음으로 "소비자들에 폭넓게 제공되는 상품선택권"이다.
아마존이 갖춘 3백만권의 책 내용이 담긴 데이터베이스는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검색할수 있다.
저자별 주제별로 책을 쉽게 찾아 본다.
고객은 찾는 책에 관한 정보를 즉석에서 확인하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
눈으로 보고 살 수 있는 제품이 3백만 종류나 되는 것이다.
값도 싸다.
10%에서 최고 40%까지 싼값에 판다.
시애틀에서 만난 대학생 브라이언씨는 아마존의 고객이었다.
그는 일반 서점의 경우 원하는 책이 어디에 있는 지도 찾기 어려운 반면
아마존에선 책의 목차와 내용까지 확인한 다음 주문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20달러짜리 책을 20%만 할인받더라도 운송비(약 2달러)를 물고
18달러에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을 통해 한달에 2~3권 정도의 책을 산다는 삼성SDS 김진우
책임컨설턴트는 "한국에서 주문해도 3주일안에 받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월드메일" 방식을 이용하면 운송료로 기본료 7달러와 권당 5.95달러를 내야
한다.
그러나 대개 25~45달러인 책값의 30%를 할인받으므로 운송료부담을 상쇄
한다는 설명이다.
아마존의 또다른 강점은 "고객과의 끊임없는 공감대형성"이다.
아마존은 전세계 8백여만명에 이르는 고객 이름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
컴퓨터 DB를 통해서다.
이곳에서 한번이라도 책을 산 사람이 아마존을 다시 찾으면 고객 이름과
과거에 샀던 책, 그것과 관련된 다른 책들의 정보를 화면으로 띄워 준다.
신간서적이 나오면 그 분야의 고객에게 전자우편으로 즉시 알린다.
주문받은 책이 선적되면 그 사실을 고객에게 E메일로 알려준다.
도착할 무렵엔 언제쯤 도착할 것이라고 다시 통보한다.
도착 예정일로부터 1주일쯤 지나면 제때 받았는지 등을 묻는 간단한
질문서를 보낸다.
고객을 사로 잡는 비결이다.
아마존이 파는 것은 책 뿐이 아니다.
4백70만가지가 넘는 CD나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등을 함께 팔고 있다.
최근엔 인터넷으로 각종 의약품을 파는 약국을 인수하기도 했다.
한국에는 삼성물산의 삼성몰(www.samsungmall.co.kr)을 통해 진출했다.
베조스 사장은 "무엇보다 고객에게 삶의 가치를 더해주는 일에 주력할 것"
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아마존 고객 모두에게 단골가게를 만들어줄 계획이다.
가령 베스트셀러를 원하는 고객에겐 초기화면부터 베스트셀러 목록만
나오게하고 인터넷 분야의 서적을 선호하면 그 쪽 책만 나열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아마존의 또다른 "대량맞춤생산"이다.
< 시애틀 = 손희식 기자 hssohn@ >
[ 특별취재팀 = 추창근(정보통신부장/팀장)
손희식 정종태 양준영(정보통신부) 한우덕(국제부)
조성근(증권부) 유병연 김인식(경제부)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