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져오고 있다.
그 선택요소를 살펴본다.
<> 습관적 선택의 종말
볼들이 말했다.
"골퍼들의 볼 선택을 보면 좀 답답해.
골퍼들은 습관적으로 늘 쓰던 볼만을 쓰거든.
세상이 변한 걸 모르는 거지.
변한 것은 두 가지가 있어.
하나는 기술 진전으로 인해 이제는 거리도 나고 스핀도 어느 정도 걸리는
볼이 개발됐다는 것이야.
그리고 다른 하나는 국내 코스의 그린도 빠른 곳은 굉장히 빠르다는
사실이지.
어떤 골프장은 외국 시합코스만큼 그린이 관리되는 곳도 있어.
신설 코스의 관리경쟁및 기존 명문들의 자리지키기 등으로 인해 국내 그린도
점차 국제화되는 셈이지.
이같은 변화는 볼의 선택도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임이 분명해"
이에 "스리피스 와운드 발라타 볼"이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한마디 했다.
"그럼 그렇고 말고.
와운드 볼은 투어프로들 전용이라는 의식은 이제 없어져야 해.
아마추어들도 스핀 위주 골프가 필요하거든"
그러자 나머지 볼들이 일제히 반박했다.
"자넨 아직 프로용이야.
자넨 몇달만 지나면 몸안에 감아 놓은 고무줄의 탄력이 없어지는등 관리가
너무 어려워.
물론 거리도 덜 나지.
그것보다는 기존 투피스 볼을 개량한 솔리드 스리피스 볼이 아마추어들에게
적합하지"
<> 투피스성 스리피스 볼
여기에서 사회자가 덧붙였다.
"골퍼들이 알기 쉽게 설명을 좀 해야겠습니다.
볼은 커버와 코어로 구성되는데 와운드 스리피스 볼은 말 그대로 코어를
고무줄로 감아 놓은 것입니다.
커버고무줄과 코어를 합해 3중 구조로 돼있다는 얘기죠.
그러나 요즘엔 커버가 2중 구조로 된 볼들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어요.
즉 실의 역할을 제2커버가 하면서 스핀을 먹게 하는 것입니다.
이같이 기존 투피스 볼의 거리를 살리면서 스핀도 걸리게 하는 3중 구조의
스리피스 볼을 솔리드 스리피스라고 부릅니다.
이런 볼들은 기존 투피스 볼보다 임팩트시 페이스에 달라붙어 있는 시간이
25% 더 길다고 합니다.
그래서 거리와 스핀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논리죠.
그린이 단단하고 빠른 코스에선 이같은 볼을 쓰며 튀어나가는 상황을 어느
정도 배제한다는 이론입니다"
그러자 전통적 투피스 볼들이 가만 있을 리 없었다.
"여보게들.
아마추어들은 거리가 최고야.
보기 플레이어들이 스핀을 먹이면 얼마나 먹이겠나.
그저 거리만 나면 모두들 흡족해하지.
투피스볼 시대는 영원히 계속되게 돼있어.
연습장에선 원피스 볼도 쓰는데 투피스면 되지 뭘 더 바라나"
<> 공인구와 비공인구
여기까지는 일반적 설명.
지금부터는 브랜드별로 논쟁이 붙는다.
투피스 볼을 대표해 "팬텀"이 선수를 쳤다.
"요즘 시장을 보면 기가 막혀.
어떻게 비공인구들이 그렇게 활개를 치지?
비공인구를 쓰면 시합에서 그냥 실격인데 거리가 더 난다며 아마추어들을
유인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골프는 규정을 준수해야지.
유독 한국에서만 비공인구들이 그렇게 많이 팔리는 건 국제적으로 좀
창피해"
파맥스 빅야드, 초이스 롱기스트, 볼빅 에어채널등 비공인구 연합군이
맞받아쳤다.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이 되는 거지.
친선라운드에서 비공인구를 쓰면 어때.
골프는 즐겁게 치는 게 최고 아닌가.
너무 따지지 말자구.
우리들이 거리가 더 나는 건 사실이고 그게 아마추어들 고민을 해소해 주는
거야"
뉴잉이나 타이틀리스트 HP디스턴스등 더블 커버의 솔리드 스리피스 볼들이
찬스를 놓칠 리 없다.
"멋진 골프를 치려면 우리들을 써야지.
거리도 보장하고 스핀도 걸리는 우리 공인구들만이 현대 골프에 적합해.
거리용 볼은 그린에서 그냥 튀어나가 버려.
아마추어들도 이제는 볼에 민감하고 그에 따라 성능이 따르지 않으면 절대
선택되지 않는 법이야"
사회자가 결론을 내렸다.
"공인구 비공인구 사용여부는 골퍼들의 문제입니다.
단 비공인 구를 쓸때는 그 사실을 동반자들에게 알려 양해를 구하는 게
도리이겠죠.
볼 구조에 따른 선택은 그날 라운드하게 된 코스의 성격을 보고 판단하는
게 현명할 것입니다.
그린이 빠르고 코스 구조도 타이트한 곳에서는 솔리드 스리피스 볼을
선택하는 게 도움이 되고 페어웨이가 넓고 그린도 평이한 코스에서는 투피스
볼로 거리만 추구하는 것도 괜찮아요.
사실 그건 느낌의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코스에 따라 볼을 선택한다"는 개념 자체나 그것을 연구하는 과정이
그 골퍼의 플레이 수준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