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대통령"인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빌 클린턴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또다시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28일 상원 예산위에 출석해 "클린턴 대통령의 재정흑자
운용방침은 대단히 잘못된 구상"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15년간 예상되는 4조4천억달러의 재정흑자중 60%이상을 사회안전
기금 확충에 사용하겠다는 클린턴 대통령의 생각은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라는 게 그린스펀 의장의 주장이다.

특히 지원할 자금의 25%를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정치적
압력과 주가폭락의 가능성을 들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클린턴은 정치적인 의사가 개입되지 않도록 독립적인 위원회를 만들어
주식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린스펀은 이에대해 "엄청난 재원을 운용하는 사안에 정치권이 압력을
가하지 않을 리 없다"며 "이 경우 효율성보다는 정치적 이해에 따라 투자될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클린턴 대통령이 상.하원에서 합동연설을 통해 재정흑자
운용방안을 밝힌 다음날인 20일에도 하원 세입세출위원회에 출석해 같은
취지로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했었다.

그린스펀은 이밖에 앞으로 15년간 재정흑자가 예상대로 지속될 지도
의문이며 주식시장의 거품이 꺼질 우려도 높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실적이 아닌 인수합병(M&A) 등 잠재적 성장에 대한 기대치로
주식값이 올라가는 것은 비정상적이어서 언젠가는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