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의 백세주는 양주와 소주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주류시장에 전통주
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정착시켰다.

지난 94년 10억원에 불과하던 백세주 매출실적은 이듬해인 95년에는
20억원, 96년 50억원, 97년 90억원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올해는 IMF한파에도 불구하고 2백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백세주는 고려말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널리 마셔온 백하주의 제조비법인
생쌀 발효법을 현대 과학기술로 복원해 빚어낸 전통 명주다.

"생쌀 발효법"이란 원료의 처리부터 숙성에 이르는 모든 공정에서 열을
가하지 않고 생원료를 그대로 사용하는 우리 고유의 술 제조방식이다.

마치 자연식이나 생식을 하는 것처럼 인체에 무리를 주지 않고 살아있는
영양소를 제공하는 원리와 같다.

생쌀 발효기술은 숙취를 사전차단하는 효능이 뛰어나다.

쌀을 열로 익혀 술을 빚으면 두통의 원인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생성된다.

반면 생쌀로 술을 빚으면 이 성분이 줄어든다.

백세주가 애주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이처럼 숙취가
상대적으로 없기 때문이다.

백세주는 11가지 한약재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어 술보다는 약주라고
표현해야 옳다.

술이 발효되는 과정에 생약재를 함께 넣어 자연의 약효를 간직하고 있다.

사용되는 약재는 대부분 강장, 강정용이다.

이러한 제품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순당은 지난 94년 국산 신기술 인증마크
인 KT마크를 획득하였으며 지난 3월에는 주류업계 최초로 벤처기업으로
인증받았다.

백세주는 전통주로는 처음으로 전국 할인점에서 유통되고 있다.

물론 백화점에서도 백세주를 만날 수 있다.

값비싼 수입양주가 즐비한 백화점내 주류 코너에서 백세주는 품위 있고
깨끗한 디자인으로 이목을 끈다.

특히 한국적인 선과 현대적인 미를 조화시킨 디자인은 미주와 유럽 일본의
소비자들에게 호평받는 이유중 하나다.

덕분에 수출도 크게 늘었다.

올한해 70만달러어치가 해외에서 팔렸다.

백세주의 또 다른 성공비결은 차별화된 유통전략에 있다.

전국 어느 음식점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판매망을 다졌고 가격도
부담없이 즐기는 자리에 알맞도록 책정했다.

최근들어 우리 것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상의 원료로
정성스럽게 빚은 전통주 백세주는 자신있게 소비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 서명림 기자 mr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