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뭘까.

이 말같이 다의적인 말도 많지 않을 것이다.

"심신의 요구가 충족돼 부족함이 없는 상태"를 행복이라고 국어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행복은 각자의 생활조건이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이해되고, 또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도 다르게 느낀다.

행복이 어떤 것이든 간에 우리네 인간들은 행복보다 불행이 더 흔하다고
여긴다.

이솝의 우화가 생각난다.

"행복은 기운이 세지 못했다. 그러나 불행은 튼튼하고 힘이 세, 행복을
보기만 하면 못살게 굴었다. 행복은 견딜 수가 없어 모두 하늘로 올라갔다.
어느날 제우스신이 행복들을 달랬다. 세상사람들은 너희들을 좋아하며 오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한데 몰려가지 말고 갈 곳을 미리 보아두었다가 하나씩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사람에게로 가거라. 그러면 괜히 여럿이 함께 가서 갈
곳을 찾다가 불행한테 붙들리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래서 세상에는 불행이 여기저기서 뒹구나 행복은 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지상 어느 곳에 행복이 더 많이 내려와 있을까.

영국의 LSE대학이 세계 54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
방글라데시가 1위를 차지하는 등 가난한 나라가 상위권을 휩쓸었고, 우리
나라는 23위로 중간이며, 미국 일본 유럽 선진국들은 하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선진국 국민들은 물질적 풍요가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더 행복해지지
않았다는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그러면 경제적 풍요는 "행복"을 성가시게 하는 "불행의 4촌"쯤 된다는
말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자주 자족속에 있다"고 했다.

법정 스님은 "행복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서 꽃처럼
피어난다"고 했다.

안톤 체호프는 "인간 만이 자신의 행복을 창조한다"고 했다.

영어의 행복(happiness)이란 단어는 자신 속에서 일어난다는 말(happen)에서
나왔다 한다.

그렇다면 행복은 외부로부터 찾아온다기 보다는 스스로 마음에서 얻어내는
"만족"이 아닐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2일자 ).